“파리의 카페에서, 런던의 전철에서, 뉴욕의 도서관에서, 도쿄의 공원에서, 문학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은 모두 이 작품들을 읽고 있다.” 광고, 홍보 문구에 유난히 냉소적인 나조차도 이 말에는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민음사에서 새로 펴낸 ‘모던 클래식’ 시리즈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말이 있을까.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지넷 윈터슨의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이른바 기존의 고전 컬렉션에는 포함되지 않을지라도 영상의 지배력이 심해지는 시대에 국경을 넘어 활자의 힘을 발휘한 책들 아닌가. 국내외 잡지나 블로그, 트위터…. 어디가 됐건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읽고 신간이 나오면 이야기하는 작가들. 이미 출간되었던 책을 전집용으로 표지갈이한 책도 있지만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품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근간 목록에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앨리어스 그레이스>, 어빈 웰시의 <트레인스포팅>, 잉고 슐체의 <심플 스토리>가 있다. 전집의 후반부에 구색이 어떻게 갖추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1차로 나온 8종(10권)의 책들은 누구에게라도 권할 만하다. 30년쯤 시간이 흐른 뒤 모던 클래식에 포함된 작가와 책 중 얼마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살아남아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