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쿠르드족 소년 비랄(피랫 아이베르디)은 영국에 정착해 새 삶을 살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 영국엔 그보다 먼저 정착해 사는 여자친구 미나가 있다. 힘겹게 프랑스에 도착해 영국행 컨테이너에 몸을 싣지만 밀항은 실패한다. 프랑스에서 불법체류자로 낙인 찍힌 비랄은 바다를 헤엄쳐 영국에 갈 계획을 세운다. 아내와 별거 중인 채 건조한 삶을 살고 있던 수영 강사 시몬(뱅상 랭던)은 의도치 않게 비랄의 밀항을 돕게 되면서 프랑스의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다.
2005년 프랑스의 가을은 ‘불타는 파리’로 기억된다. 모슬렘 이민자들과 프랑스 사회는 대치했고, 해답을 찾지 못한 프랑스와 유럽사회는 한동안 불길에 휩싸인 채 이민자 문제로 불안에 떨었다. 불행히도 유럽사회의 불법이민, 불법체류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웰컴>은 영국으로의 성공적 밀항을 꿈꾸는 불법체류 소년 비랄의 이야기다. 프랑스의 중견 감독 필립 리오레는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비랄의 현실을 마치 시사다큐멘터리처럼 고발하듯 보여주면서도 쉽게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그러한 화법이 오히려 분노와 슬픔을 동반한 씁쓸한 감정을 수시로 꺼내게끔 만든다. 감독은 실제로 프랑스 불법이민자들의 캠프 장소에 카메라를 들이댔으며, 냉혹한 프랑스의 현실은 생생하게 화면에 담긴다.
영화는 크게 비랄의 이야기와 비랄을 만나 삶의 방향키를 돌리게 된 시몬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프랑스 북부 도시 칼레의 수영 강사인 시몬은 수영강습 두번으로 도버해협을 건널 수 있다 생각하는 순진, 무모한 비랄을 통해 위선적이고 부조리한 사회를 목격한다. 그는 불법체류자를 재워줬다는 이유만으로 감시의 대상이 되고 가택 수색을 당한다. 그러나 시몬은 대항할 순 없지만 반항할 순 있다는 듯 비랄을 돕는다. 거기엔 거창한 정의감도 대단한 사명감도 없다. 다만 그렇게 행동할 뿐이다. 절제된 표정과 몸짓으로 시몬을 표현한 뱅상 랭던의 연기는 영화에 무게감을 더하고, 순수해서 더 고집스런 비랄을 온몸으로 연기한 피랫 아이베르디는 영화에 리얼함을 더한다. 그중 최고는 영화의 막바지,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비랄의 모습이다. <웰컴>이 얼마나 독한 영화인지를 보여주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그리고 과연 비랄이 당도한 곳은 어딜까. 그것은 미리 밝힐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