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Report > 해외통신원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파리] 프랑스SF는 너무 수다스러워

피터 잭슨이 제작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젊은 감독 닐 블롬캠프 감독이 연출한 <디스트릭트9>은 파리에서도 9월16일 개봉 이후 계속해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월요일 오후, 파리 중심에 있는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나오는 세바스천 시몽과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한다. =이름은 세바스천 시몽이고, 26살이다. 학생이고 케 브랑리 박물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가끔 외국인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 영화를 보러 오게 된 계기가 뭔가. =먼저 제작자가 피터 잭슨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고, 여기저기서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어제 호주에 있는 친구에게 너무 좋았다는 국제전화를 받고선 오전 근무를 마치고 바로 달려왔다.

-평소 피터 잭슨의 영화를 좋아하나. =물론이다. <반지의 제왕>은 말할 것도 없고, <프라이트너>의 광팬이다. 누가 <프라이트너> 같은 영화를 거부할 수 있겠나.

-<디스트릭트9>은 재밌게 봤나. =재미있게 봤다.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지금도 영화를 보고 나서의 흥분이 남았다. 오락적인 요소는 다 들었다고 생각한다. 그와 동시에 정치적인 메시지도 뜻 깊었다. 말할 것도 없이 영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아파르트헤이트)을 비꼬는 게 아닌가. 이런 정치적인 메시지를 오락영화의 최고봉인 SF라는 매체를 빌려서 멋지게 풍자하다니. 물론 SF영화가 현 사회의 문제점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본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써로게이트>는 전혀 창의적이지 않고 다루는 주제조차 먼 훗날에 일어날 ‘법’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어 피부로 와닿지 않았는데, <디스트릭트9>은 사건 자체가 현실적, 시사적이라 좀더 쉽게 집중했다.

-평소 SF영화를 좋아하나 보다. =너무 좋아한다.

-다른 SF영화에 비해 이 영화가 가진 특징적인 면을 하나만 얘기해 달라.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했다는 게 신선했다. TV뉴스 화면의 효과와 완벽한 특수효과의 만남은 뭐랄까, 너무 믿을 만했다. 잘 결합이 안되는 두 가지 효과를 섞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이런 게 바로 연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SF영화는 현실에서 약간 멀어지는 면이 있는데 <디스트릭트9>은 현실 한가운데 관객들 데려다놓고 직시하게 만드는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클로버필드>도 재미있었다.

-평소 프랑스 SF영화도 즐겨 보는 편인가. =음… 프랑스 SF영화라…. (웃음) 아까 말했듯이 나는 SF영화의 팬이다. 하지만 프랑스표 SF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 설명해줄 수 있나. =만약 장 피에르 주네의 <에이리언>이나 뤽 베송의 <제5원소> 같은 영화들을 프랑스영화라고 본다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이 두 영화는 프랑스영화보다는 할리우드영화에 가깝다. 다른 유명하지 않은 감독들은 SF영화를 제작할 만큼의 자본력이 없으니 이른바 ‘프랑스식 SF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겠지. 내 생각에 프랑스 SF영화는 할리우드와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

-‘프랑스식 SF영화’라… 그게 뭔가.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웃음) 프랑스영화는 SF영화든 멜로영화든 수사물이든 별다른 점이 없다. 주인공들의 대사로 모든 것을 처리하려고 한다. (폭소)

-전적으로 공감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나. =여러분, 외계(국)인 차별하지 맙시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