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인물 (배우명)
이순재 (이순재) 떡볶이 가게에서 출발해 벌떡 일어선 F&B 회사 사장. 급식 납품하는 풍파고 김자옥 교감과 연인 사이다. 열정을 감당 못하는 체력 때문에 병치레와 부상이 잦다. 중증 방구쟁이로, 비서가 악취를 참다 못해 퇴사했다. 애인을 기쁘게 하는 말이라면 일단 뱉고 보는 통에 뒷수습이 힘들다. 일례로 1만 마리 종이학을 보름 만에 접느라 졸지에 109명의 고용을 창출, 개성공단 일손까지 동원했다.
김자옥 (김자옥) 풍파고 교감. 한옥 집주인으로 정음, 줄리엔, 광수, 인나에게 세를 주고 있다. 학생 젖꼭지를 꼬집는 버릇으로 ‘변태’로 불리지만 셀프 이미지는 “이슬만 먹고 사는 소녀” 혹은 “걸어 다니는 네잎 클로버”다. 이미지를 깨는 일을 극도로 혐오해 엉덩이로 이름 쓰는 벌칙, 딱밤 맞기 등을 당하면 깊은 원한을 품는다. 잘 때는 갈래머리, 여행시 대형 곰인형을 동반한다. 내숭이라면 질색인 순재의 딸 현경과 천적지간.
정보석 (정보석) 야구선수 출신으로 장인 회사의 실권없는 부사장. 김병욱 시트콤에 단골로 등장하는 경제적으로 기생하는 남자다. 미중년으로 일본 여성 바이어들에게 ‘보사마’로 통한다. 구제불능 숫자백치. 회사에서도 집안에서도 존재감이 없어 딸 해리가 가족 그림에 아빠 대신 냉장고를 그릴 정도. 큰맘먹고 아내와 장인에게 반항했다가 반성의 뜻으로 한동안 묵언수행했다. 벽안의 여인과 짧은 로맨스가 있었으나 5년이 지난 뒤에야 그녀가 프랑스어로 던진 마지막 인사가 “입냄새! 마늘냄새!”였고 자신은 “마늘냄새~”로 화답했음을 깨닫는다.
이현경 (오현경) 풍파고 체육교사. 선이 굵고 공정하지만 너그럽진 않다. 일찍이 병약한 어머니 대신 동생 지훈을 돌봤다. 홀로 된 아버지 순재의 재혼이 탐탁지 않다. 김자옥 교감의 신경을 긁는 “뭐가요?”라는 말버릇이 있다. 열받은 자옥의 복수로, 파란 수영복을 입고 미스코리아 인사를 날리며 산에서 내려오는 봉변을 겪었다.
신세경 (신세경) 빚지고 산으로 도피한 아버지를 따라 태백 산골에서 숨어 살다 동생과 상경했다. 노숙 끝에 순재네 도우미로 입주했다. 나물을 무칠 때도 우주왕복선 발사하듯 진지하다. 정론직필형으로 “내 매력이 뭐냐?”는 보석의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요”로 답한다. 캐스팅할 때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잉그리드 버그만처럼 키스할 때 코를 처리할 방법을 모르는” 여자를 떠올렸다는 김병욱 PD는 사랑도 삶도 무겁게 받아들일 듯한 세경의 캐릭터를 <프라하의 봄>의 테레사에 비교한다. 이런 여자와 사랑에 빠지면 우주 하나를 짊어져야 할 듯. 때문인지 극중 남자들도 세경에게 예의를 갖추며 어렵게 대한다.
황정음 (황정음) 서울대생으로 오인돼 준혁의 과외교사로 특채된 서운대 영문과 학생. 가난한 쇼퍼홀릭이며 사랑스럽게 경박한 20대 여성. 대책없이 긍정적인 성격으로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패션 및 슬랩스틱의 엣지를 담당하고 있다. “나도 한입만!”, “정식으로 사과하세요!”를 입에 달고 다닌다. 대사의 느낌을 200% 반영하며 만화적 비율로 연출되는 표정이 백미. 놀려먹는 재미가 출중한 캐릭터로 준혁의 삼촌 지훈에게 어필 중이다. 버라이어티한 술주정 연기가 심금을 울려 조만간 주류 CF에 등장하지 않을까 전망된다.
정해리 (진지희) 만성변비를 앓는 작은 악녀. 구강기 고착 증후군. 존댓말이란 사전에 없다. 세상의 모든 인간이 ‘빵꾸똥꾸’와 ‘친구’로 구분되며 ‘빵꾸똥꾸’에겐 가혹한 테러를 가한다. “우리 집에 있는 건 다 내 거”라는 확고한 소유 개념을 가졌다. 신애와 세경 자매를 괴롭히면서도 중독된 듯, 신애가 없으면 금단현상에 시달린다. <아내의 유혹> 패러디편에서 놀라운 연기로 ’미실’을 위협했다.
신신애 (서신애) 영문 모르고 언니 따라 서울에 온 산골 소녀. 항상 배가 고픈 터라 서울의 마트 시식코너에서 환희를 맛본다. 글쓰기, 공부, 체육에 두루 뛰어나지만 인형 뽑기 도박중독으로 한때 탈선한 적이 있다. 구박에도 웃는 얼굴을 유지하며 좀처럼 기가 꺾이지 않는다. <고맙습니다>의 연기를 본 PD가 주저없이 캐스팅했고 바스트숏, 45도 앵글이 주는 느낌이 매우 좋다는 평을 듣는다.
이지훈 (최다니엘) 한때 로커를 꿈꾸었던 외과 레지던트. 폐소공포증이 있다. 못된 상사 장준혁에게 괴롭힘을 당한다. 한 가지 대상 외엔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고 지엽적 사안에 무심하지만 남들이 못 보는 신애, 세경, 정음의 약점과 어려움을 티나지 않게 감싸준다. 프레피 룩 마니아. 정음이 서울대 아닌 서운대생이라는 비밀을 알았으나 서운대의 ‘서’자도 안 꺼내마 약속한 뒤 “허울시 허초구 허초동 허허갈비”로 발음하는 성의를 보인다.
정준혁 (윤시윤) 현경과 보석의 맏아들.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를 잇는 풍파고 쌈짱. 될대로 되라는 무심한 성격이지만 근본적으로 정의감이 강하다. 아빠를 무시하는 할아버지와 엄마의 태도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굳세게 살아가는 세경에게 작은 행복을 주고 싶어 언제나 신경쓰고 있다.
줄리엔 (줄리엔 강) 노숙하는 세경 자매에게 쉴 지붕을 제공한 ‘키다리 아저씨’. 풍파고 원어민 교사로 부임했다. 유창한 한국어 막말이 일품. 돈없는 신애가 보석의 소가죽 서류가방을 들고 등교하는 걸 보고 “소가죽이고 나발이고 책가방 사러 가자”고 일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