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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액션] 아카데미는 코믹배우를 좋아해
이화정 2009-11-10

어째 턱시도 차림의 섹시함만으로 아카데미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했나 봅니다. 화려한 가무로 지난해 아카데미에 파란을 몰고 온 휴 잭맨의 다음 타자는 입담 좋은 베테랑 배우 스티브 마틴과 알렉 볼드윈입니다. 앗, 물론 결코 두 노익장의 섹시함을 무시하는 건 아닙니다. <30락>의 ‘잭 도너히’(알렉 볼드윈)의 능글맞은 섹시함을 어찌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아무래도 두 배우의 아카데미상 사회 낙점에 영향력을 행사한 건 섹시함보다 코믹함이었겠죠. 아무리 휴 잭맨이 온몸 바쳐 객석과의 거리를 좁히며 화려한 춤을 선사했다고 해도, 빌리 크리스털이 구축한 아카데미 사회자라면 갖추어야 할 코믹한 입담이 빠지고 보니 서운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할리우드 대표 코믹배우이자 두번의 아카데미 사회 경력이 있는 스티브 마틴은 그런 면에서 두말할 필요없이 적역입니다. 정작 이 카드의 핵심 키워드는 첫 도전이지만, <30락>으로 에미상 2회 연속 코미디 부분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알렉 볼드윈입니다. 그가 브라운관 스타라는 비아냥과 과거 정치 전력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일부 의견도 적지 않다지요. 그렇지만 ‘잭’이 ‘리즈 레몬’에게 퍼붓는 막말의 반만이라도 쇼에서 재현된다면 아마 이런 불만, 들어설 자리 없을 듯합니다. 본인 스스로 ‘일생 일대의 기회’라며 덥석 사회자를 수락한 만큼 이제 남은 건 스티브 마틴을 티나 페이 다루듯 할 볼드윈의 결연한 용단만이 남았군요. 참고로 아카데미가 듀엣이나 그 이상의 사회자를 선택한 건 1929년 더글러스 페어뱅크스와 윌리암 드밀의 듀엣 진행, 그리고 1987년 골디 혼이 체비 체이스, 폴 호건 두명의 코믹배우와 함께한 공동진행이 전부입니다. 사회자 때문에라도 내년 3월7일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은 본방사수하고 싶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