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카게무샤> 관람자: 정운찬 총리
정운찬 총리는 총리 인준 과정에서부터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처신들이 속속들이 밝혀지면서 ‘양파 총리’라는 빈정거림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무수한 구설수에 올랐음에도 그가 총리로 임명된 데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오래전부터 돌았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엔 ‘세종시 반대’를 강경하게 주장하다가, 대통령 후보 시절엔 (아마도 표심 때문에) ‘세종시 행정도시’안에 찬성을 밝혔고, 이제 와서 슬그머니 말을 바꾸며 또 한번 ‘세종시 수정안’을 내놓았다. 그러니까 정운찬 총리가 임명된 데에는 ‘충청권 출신’이라는 배경이 오히려 강하게 작용한 것 아니냐, 대신 총대를 메줄 ‘충청권 출신 총리’가 필요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임명 이후 정 총리는 다른 어떤 현안보다도 세종시 수정안에 가장 부지런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11월5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권선택 자유선진당 의원이 “정 총리가 오로지 세종시에만 몰두하는 것 같다. 허수아비 총리, 세종시 특임총리 아니냐”고 비꼴 정도였다.
정운찬 총리에게 구로사와 아키라의 <카게무샤>를 권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와 오다 노부나가의 연합군 앞에 독야청청 용감하게 맞서 싸우던, 군주보다 더 진정한 군주의 위용을 보여준 ‘그림자 무사’의 우아한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