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부터 화제가 된 <집행자>는 현대의 사형제도에 던지는 질문이다. 더구나 강호순 사건 등 최근 일어난 여러 천인공노할 범죄들과 맞물려 그것은 미묘한 지점에 서 있다. <데드맨 워킹>(1995) 혹은 공지영 원작을 영화화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과 비교해볼지도 모르겠다. 이번호 ‘must see'를 참조할 것. 장자연의 마지막 영화라는 꼬리표가 더 익숙한 <펜트하우스 코끼리>와 의아하게도 주연배우 강혜정이 자신의 결혼식 날짜와 겹쳐 언론시사회에 불참한 <킬미>는, 각각 세 남자의 도시적 허무와 두 남녀의 황당무계한 코미디라는 욕심과 별개로 안타까움이 짙게 묻어나는 영화다.
오히려 눈에 띄는 작품은 마이클 잭슨의 얼굴이 반가운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이다. 2009년 7월, 런던을 시작으로 전세계 50일간 예정되어 있던 마이클 잭슨의 네 번째 월드 투어의 공식 명칭이 바로 ‘디스 이즈 잇’이었다. 올해 취리히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귀향>은 안선경 감독, 임연숙 PD, 이선영 촬영감독, 그렇게 세명의 영화아카데미 출신 영화인들이 만든 작품이다.
이주의 대사
“잔소리가 아니야. 더 잘해보자는 거지!” -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에서 마이클 잭슨
너무나 열심히 공연 준비에 임하는 마이클 잭슨의 모습이 반갑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끝내 무대에 올려지지 못한 노래와 율동임을 안다. 지난 6월 사망 며칠 전까지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100시간 이상의 준비 끝에 진행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마지막 공연 리허설. 결코 화내지 않고 솔선수범하여 스탭들을 격려하는 그의 모습이 애틋하다. 그렇게 그는 우리 마음속에서 여전히 숨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