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스틴 레비는 프랑스 좌파 지식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딸이다. 아버지의 친구이자 석학인 장 폴 앙토방의 아들 라파엘 앙토방과 사귀고 21살에 첫 소설을 발표해 성공을 거두었고, 그와 결혼을 했다. 모든 게 완벽해 보였다. 시아버지의 연인 카를라 브루니가 남편과 잠자리를 함께하고, 결국 그녀의 곁을 떠나기 전까지는. 사르코지의 아내가 된 카를라 브루니의 전 애인이 바로 <심각하지 않아>를 쓴 주스틴 레비의 남편이었던 라파엘 앙토방이었다는 말이다. <심각하지 않아>가 프랑스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와 <다빈치 코드>를 누르고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이 책이 그 소설 같은 실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서 헤어진 아버지와 어머니(공교롭게도 둘 다 부유하고 아름답고 유명했던), 소꿉장난처럼 시작해 들불처럼 타올랐고 마침내 통속극보다 못한 결말을 맺은 결혼, 낙태와 약물중독, 그리고…. 주스틴 레비는 자신이 겪은 일과 느낀 일을 적고 있음을 감추지 않는다. 알려졌다시피 카를라 브루니는 라파엘 앙토방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지만 결국 결혼은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와 했다. 실존인물의 사생활을 엿보는 듯한 재미가 큰 책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68혁명의 자녀 세대가 살아가는 모습을 프랑스식 사소설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파국 이전의 삶을 더듬는, 그리고 파국 이후의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주스틴 레비의 글은 감상주의와 냉소주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점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