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너마저의 <앵콜 요청 금지>,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 없이 산다> 같은, 주류 음반사에서 상상도 못할 기획으로 지루함에 시달리던 청각을 한껏 자극한 음반사 붕가붕가레코드 주변인들이 쓴 책. 2000년대 초 ‘붕가붕가 중창단’이 결성되어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고 붕가붕가레코드가 창립 작품 <<관악청년포크협의회>> 1집을 내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붕가붕가레코드라는 음반 레이블 이름 작명부터가 걸작인데, 거기에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이라니. ‘지속 가능한’이라는 단어의 최초 출몰지가 친환경주의였음을 감안한다면 이 책의 제목은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 딴따라질이 꼭 필요하다는 가열찬 주장을 하는 중일 테다. 또한, ‘지속 가능한’은 지금의 성공이 있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마추어라는 소리를 듣기는 죽어도 싫었다. 그렇다고 프로가 될 자신은 없었다. 우리가 지향했던 곳은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어딘가였다. 그리고 그곳에 갈 수 있는 방법,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 본의 아니게 책 소개만으로도 붕가붕가라는 말을 계속 쓰게 되어 어쩐지 부끄럽지만, 혹시 붕가붕가라는 말의 뜻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은 붕가붕가라는 단어에 대한 다각적인 해석도 들려주고 있다. 그중 하나는 주류 대중음악(일반적인 섹스)과 기존 인디음악(자위)의 중간 지점에 있는 ‘대중 지향적 인디음악’. 장교주, 아니 장기하와 얼굴들 팬이라면 꼭 서가에 갖춰야 할 책이다. 문화 딴따라로 먹고사는 게 꿈인 사람에게도, 꽤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