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가을이 되면 미국은 들썩인다. 메이저리그 야구 포스트 시즌이나 NFL 개막 같은 스포츠계의 빅 이벤트와 함께 공중파 방송사들이 드라마 새 시즌을 시작하는 까닭이다. 최근 개막된 2009년 미국 드라마 가을 시즌은 일단 <NCIS> <CSI> <그레이 아나토미> <크리미널 마인드> <하우스> <위기의 주부들> 같은 전통의 강호들이 시청률 상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새로 시작한 시리즈들이 서서히 시청자의 반응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NCIS>의 스핀오프 시리즈인 <NCIS LA>를 제외하면 아직까지 폭발적인 관심을 얻는 경우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새 드라마들은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풍성하다는 평가다. 새 미드 시리즈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서도 적지 않다. 특히 케이블 채널 tvN이 10월19일부터 미국에서도 이제 막 시작한 <포가튼> <글리> <쿠거타운>을 실시간에 가깝게 방송하기로 하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모든 신작 드라마가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애시튼 커처가 제작자로 참여하고 미샤 바튼, 엘 맥퍼슨이 출연해 화제가 됐던 <뷰티풀 라이프>는 올 시즌 첫 희생자가 됐다. 이 드라마는 시청률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방송 2회 만에 방송이 중단됐다. 내년이 채 되기 전에 다른 몇편의 드라마 또한 이 낙오자 대열에 합류할 것이 틀림없다. 그만큼 미국 방송가는 시청률과 광고에 지극히 민감하단 말이다. 미국에서 학업을 진행하는 <씨네21> 전직 기자들의 힘을 빌려 2009 가을 시즌에 시작한 미국 드라마들의 면면을 장르별로 살펴보고, 그들의 운명 또한 점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