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발매된 도나웨일의 1집은 꽤 깔끔한 사운드와 정서로 주목받은 앨범이다. 그리고 두 번째 앨범이다. 1집에서 로하게 들렸던 감성이 세련되게 다듬어진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밴드와 팬들 모두 납득할 만한 수준의 변화일 것이다. 특히 마시멜로처럼 말랑하면서도 탄력있는 멜로디의 <도레미>와 스산한 가을바람에 떨리는 가슴을 대변하는 것 같은 <스노우 드립>의 아득함, <Bye Bye Waltz>의 아기자기함과 불현듯 삽입된 파도소리가 인상 깊을 것이다. 물론 도나웨일이 한국 인디의 바로미터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이들로부터 한국 인디, 혹은 한국 록의 새로운 어떤 것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는 건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이 앨범은 듣기 좋다. 믹싱이 어떻네, 사운드가 어떻네, 음질이 어떻네 같은 딴생각을 안 하게 된다. 멜로디에 집중하게 되고 노랫말을 살피게 된다. 감상적인 밴드 음악으로서 이보다 더 좋은 성취는 드물 것이다. 곧 겨울이다. 여러모로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 온다. 그때 도나웨일은 여러 위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