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에는 모두가 그림을 그리고 부르고 무언가를 만든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고 배우였고 도예가였고 무용수였다.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로부터 20년 후, 나는 넥타이를 맸다. 이제 전화 통화할 때나 그림을 끼적대는 사람이 되었고 미술관이나 박물관, 놀이터엔 더 이상 갈 일이 없어졌다. 대신 TV로 골프중계를 봤다. 나는 더 이상 예술가가 아니었다.” <창작 면허 프로젝트>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어른이 되고 밥벌이를 하느라 “잊고 있던(혹은 잃어버렸던)” 창작열에 불을 지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드로잉 기법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장르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는 말로 가득하다. 머리로 아는 것을 버리고 다시 보는 법을 익히라는 말은 삶의 태도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잠언이다.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펜과 종이만으로 드로잉을 하고 싶을 때, 어떤 펜과 어떤 종이면 되는지, 왜 내가 그리는 그림은 발전이 없는지, 얼마나 노력해야 마음에 차는 드로잉이 나오려는지…. 궁금한 건 많은데 물을 곳이 마땅치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책이다. 특히 (마음에 들 리 없는) 첫 작품, 실패작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은 두고두고 마음에 남는다. 뭐라고 했냐고? 직접 확인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