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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작] 8. 뉴문
김용언 2009-09-22

뱀파이어는 이별을 통보하고…

나는 그가 90년 만에 맞닥뜨린 첫사랑이다. 그는 나를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러기에는 나를 너무나 사랑한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만, 내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섹스를 할 수는 없다…. ‘금지된 사랑’이라는 닳고닳은 주제를 인간 소녀와 뱀파이어 청년의 하이틴 로맨스 스타일로 풀어낸다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 신참내기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는 햇볕 좋은 날 연필 물고 빠져들 법한 백일몽을, 예측 가능한 클리셰를 전부 끌어들이면서도 간질간질한 궁금증을 놓치지 않은 채 소박하게 끌고 갔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성공이었다.

주인공 벨라와 에드워드의 이어질 듯 말 듯한 안타까운 로맨스에 초점을 맞춘 1편 <트와일라잇>과 달리 2편 <뉴문>은 녹록지 않은 작업일 것임이 분명했다. 일단 줄거리상 남주인공 에드워드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뱀파이어 근처에 머무는 한 벨라가 큰 위험에 처할 것임을 인정하게 된 에드워드는 벨라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그가 사라진 뒤 절망과 고독에 시달리던 벨라가 새롭게 가까워진 친구는 제이콥이다. 그러나 제이콥에게도 에드워드 못지않은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감독 크리스 와이츠의 고민은 이 기본 줄거리에서 1인칭 내레이션으로 길게 묘사되는 벨라의 내적 고뇌와 소설 속엔 감추어진 에드워드의 행적을 설득력있게 가감해야 한다는 점이다. “에드워드가 영화 내내 나올 순 없다. 관객 역시 벨라처럼 그를 보고 싶다는 갈망을 느껴야 하니까. 그렇다고 에드워드를 너무 적게 보여주면… 나는 아마 팬들에게 사냥당해 그 자리에서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웃음)”

지난해 겨울 <트와일라잇>의 개봉 첫주 성적만 보고도 제작사 서밋 엔터테인먼트는 바로 2편 <뉴문>과 3편 <이클립스>의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했다. <뉴문>은 2009년 3월 중순부터 촬영에 들어갔고, <이클립스>는 8월 중순에 촬영을 시작했으며 내년 6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3편 감독은 <써티 데이즈 오브 나이트>의 데이비드 슬레이드다). 데스 캡 포 큐티가 이 영화를 위해 새로 작곡한 테마송 <Meet Me On the Equinox>과 함께, 뱀파이어 로맨스 2탄 <뉴문>은 음습한 12월 우리를 다시 한번 찾아올 것이다.

UP 시리즈의 힘은 굉장하다. 게다가 해리 포터와 그 친구들처럼 몸은 쑥쑥 커가는데 여전히 10대 초·중반이라고 우기지도 않고, 광속으로 3편을 연달아 촬영하면서 예쁘고 상큼한 주인공의 일관성을 지켜간다는 데 박수.

DOWN ‘야생적인 짐승남’ 제이콥 팬보다 ‘핸섬하고 귀족적인 뱀파이어’ 에드워드 팬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에드워드가 사라진 스크린을 40분 이상 견딜 수 있는 관객은 별로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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