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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기대작] 7. 닌자 어쌔신
장미 2009-09-22

천하무적 인간병기 ’비’를 만나다

억울하겠지만 연출자로 자리잡은 제임스 맥티그보다 먼저 눈길이 가는 쪽은 제작자, 워쇼스키 형제다.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과 각본을 담당한 제임스 맥티그의 데뷔작 <브이 포 벤데타>와 비슷하지만 보다 느슨한 방식으로. 먼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가수 겸 배우인 비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인 이번 영화의 주연으로 낙점된 배경부터 그러하다. 워쇼스키 형제의 전작 <스피드 레이서>에서 녹록지 않은 무술 실력을 선보여 제작진들의 호감을 산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비가 맡은 주인공 라이조는 전형적인 일본 무사, 닌자가 아닌가. <스피드 레이서>로 일본 망가와 재패니메이션에 대한 애정을 대놓고 과시한 워쇼스키 형제의 영향력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는 설정이다.

“우리는 래리와 앤디, 그리고 <스피드 레이서>의 무술감독과 닌자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비가 그 영화에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말은, 한마디로 그의 신작이 웬만한 배우라면 소화가 도저히 불가능할 액션을 추구할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신기의 액션신을 선물했던 워쇼스키의 이전 영화들처럼 CG 물량 공세 역시 대단하겠지만. 줄거리도 비밀 조직 오주누파의 혹독한 훈련을 거치면서 인간병기로 거듭난 라이조가 친구의 죽음을 목도한 뒤 조직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성장과 배반, 복수의 테마를 따른다. 한편, 라이조의 피비린내 나는 계획에 동참하는 이는 인터폴 요원 미카 코레티(나오미 해리스)다. 정치적인 암살과 검은 돈 사이의 연관성을 쫓던 그녀는 다케시(릭윤)를 비롯한 암살자들에게 공격받지만 라이조의 도움으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둘은 살아남기 위해 서로에게 의지한 채 유럽의 거리를 헤맨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이 <닌자 어쌔신>의 레퍼런스로 언급한 작품은 “80년대 클래식한 닌자영화”, 애니메이션 <사무라이 참프루>와 <무사 쥬베이>, 테렌스 맬릭의 <황무지>, 엘리아 카잔의 <거리의 혼란> 같은 일부 “필름누아르”들이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룩으로 컬러임에도 거의 흑백 같은 느낌을 자아내고 싶다”면서 “구로사와 아키라의 그것 같은 옛 영화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추측하자면 낭만적이되 고독하고 대담한 주인공, 정형화된 이야기, 극대화된 액션, 미니멀하나 강렬한 비주얼이 키워드가 아닐까. 또 다른 한국계 배우 릭윤이 다케시 역으로 출연한다는 점도 관심거리. <바빌론5>를 포함해 무수한 TV SF시리즈와 근래 <체인질링>의 각본을 쓴 J. 마이클 스트라친스키가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UP 다른 건 몰라도 액션 하나는 끝내주게 멋있을 게 분명하다. 어쨌든 크레딧에 워쇼스키 형제가 올라 있으니 이번에야말로.

DOWN <브이 포 벤데타>는 의견이 다소 갈렸지만 썩 뛰어나지 않은 영화였다. CG의 향연이었던 <스피드 레이서>는 더 그랬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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