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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스타일로 탈바꿈 한 리메이크작 <페임>
장미 2009-09-23

synopsis 뉴욕의 예술학교는 아티스트 지망생들에게 꿈의 학교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오디션을 통과한 학생들, 가수 마르코(애셔 북), 배우 제니(케이 파나베이커)와 조이(안나 마리아 페레즈 데 태글), 피아니스트 드니스(나투리 노튼), 힙합 전문가 빅터(월터 페레즈), 댄서 앨리스(케링턴 페인)와 케빈(폴 맥길), 반항적인 DJ이자 래퍼 말릭(콜린스 페니), 연출가 네일(폴 이아코노) 등이 입학해 첫 학기를 맞았다. 집안의 반대로, 넘치거나 부족한 재능으로, 혹은 또 다른 소망으로 갈등하던 그들은 헌신적인 교사들의 가르침 아래 사랑과 우정을 나누면서 졸업을 향해 한발씩 나아간다.

2009년작 <페임>은 앨런 파커의 1980년작 동명영화의 리메이크다. 원작영화는 무서운 기세로 TV시리즈와 뮤지컬 버전으로 번져갔지만, 지금은 원작의 탄생으로부터 무려 29년이 흐른 뒤가 아닌가. 카세트 플레이어는 MP3플레이어로 대체된 지 오래고, 아이들은 편지도, 전화도 아니요, 휴대폰 문자서비스로 데이트를 청하기에 이르렀다. 레트로 열풍을 타고 새롭게 제작된 21세기의 <페임> 역시 사회의 변화에 소홀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진정한 아티스트로 성장하길 고대하는 예술학교 학생들의 분투는 성장통의 생채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담백하고, 이를 다듬는 손길 역시 MTV 스타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오디션부터 졸업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체 구성은 전작과 동일하다. 오디션에서 선택받은 인재임을 뽐낸 아이들은 학교의 엄격한 교육 지침 아래 노래, 춤, 연기 등을 빠짐없이 섭렵하는데, 이들이 가장 심각한 고난과 마주하는 순간은 졸업을 앞둔 4학년 진급 전후다. 혼재된 피부색만큼 개성있는 낱낱의 학생들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극에 풍성한 결을 더하고, 이들이 자신의 특기를 즉흥적으로 덧붙여 완성하는 일부 공연장면은 신명난다. 그러나 공연신이 학생들의 사연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원작과 달리 2009년작 <페임>의 그것은 인위적인 기색이 강하다. 제멋에 겨워 춤추고 노래한다기보다 작심하고 현대 관객의 입맛에 맞춘 느낌이다. 고민이라곤 없는 뮤직비디오와 MTV, 대형 콘서트에 익숙한 딱 요즘 아이들 말이다. 아티스트 지망생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식당신까지만 해도 경쾌했던 영화가 펑펑 터지는 화려한 공연장면에도 갈수록 지루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투어 공연에 참여하는가 하면 미국 TV프로그램 <넥스트 푸시캣 돌스>의 일부 에피소드와 <댄스 라이프> 등을 연출한 감독 케빈 탄차로엔의 경력만 찬찬히 살펴봐도 이번 영화의 스타일이 짐작되지 않을지. 탭, 재즈, 힙합, 발레에서 아프리칸 댄스까지 숨차게 오가는 댄스신은 TV시리즈 <페임 L.A>의 안무가로 에미상을 세 차례나 수상한 마거릿 데릭스가 도맡았다. 연기자라기보다 가수나 모델 출신의 신예들이 즐비한데, 그중 앨리스 역의 케링턴 페인은 미국 TV프로그램 <유 캔 댄스>에서 열여덟의 나이가 무색하게 톱10까지 오른 타고난 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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