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의 여파가 유독 작가조합에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가 봅니다. 불똥이 튄 곳은 다름 아닌 배우들입니다. <ABC> 뉴스 인터넷판이 최근 5년간 세편 이상의 영화(개봉관 500개 이상)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100명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바로 출연료 대비 제작사 수익률을 비교해 할리우드의 흥행배우 10인 선정에 나선 것이지요. 1위를 차지한 배우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스타 샤이어 라버프입니다.
샤이어 라버프의 순위 등극엔 ‘스타성’과는 조금 다른 할리우드의 경제적 논리가 포진해 있습니다. 바로 제작비의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는 이른바 A급 배우들의 몸값과 라버프의 몸값은 다르다는 거죠. <트랜스포머>에 출연할 때만 해도 그는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신인배우에 불과했다고요. 거대 물량이 투입된 로봇들이 옆에서 그렇게 투혼을 바치는데 ‘그깟’ 주연배우야 톰 크루즈면 어떻고, 윌 스미스면 어떻단 말입니까. 그러니 옆집 소년 같은 라버프를 기용, ‘싼값’주고도 충분히 대작이 나올 수 있었던 거죠. 수익대비 효과만점의 캐스팅이었습니다. 알다시피 제작사는 그런 라버프 효과를 <이글아이>를 비롯해 <트랜스포머> 시리즈에 십분 활용했고, 그는 어느덧 1달러당 160달러의 고수익을 올리는 지금의 흥행배우가 된 것입니다. 라버프의 뒤를 바짝 이어 <원티드>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맥어보이가 올라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논리는 대체로 입증되고도 남습니다.
문제는 제작사가 라버프를 적극 활용하는 동안, 그 역시 알게 모르게 내로라하는 대작영화엔 모두 출연한 스타배우가 됐다는 점입니다. 톰 행크스, 톰 크루즈, 윌 스미스를 이을 스타가 된 라버프의 몸값도 그만큼 높아진 거죠. ‘출연료 대비’ 흥행배우가 아닌, 그냥 영향력있는 흥행배우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