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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액션] 디즈니의 ‘맨’ 영입작전
이화정 2009-09-08

월트 디즈니가 마블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한 것이 이번주 커다란 이슈였죠. 디즈니의 선택은 어느 모로 보나 분명 설득력있습니다. 작은 쥐 미키마우스로는 이 험한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어렵다는 건 오래전에 판명난 일이었죠. 디즈니가 그간 ‘트윈세대’ 공략을 한 것도 이같은 위기탈출의 일환이었습니다. 트윈무비 <한나 몬타나>나 보이 밴드 <조나스 브러더스> 등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본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이런 ‘소녀’ 팬들만으로는 역시 성에 차지 않았나 봅니다. ‘디즈니’라면 거들떠도 안 볼 소년들과 20대 남성팬들 시장이 자꾸 탐이 났던 게죠. 그러니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엑스맨, 인크레더블, 헐크 같은 대표적인 ‘맨’ 캐릭터를 보유한 마블이야말로 디즈니한텐 황금성 같은 것이었겠죠.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회장은 “마블의 능력과 자산이 디즈니와 합쳐졌다는 것이 정말 기쁘다”며 이번 합병에 대한 만족도를 공식적으로 표명했습니다. 맞습니다. 마블의 캐릭터들만 적극 활용한다면 비디오 게임, 장난감, 의류 등의 부가수입으로 창출할 만한 부가가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늘어납니다. 이정도면 DVD 시장의 침체를 상회하고 남을 만큼입니다. 아이거 사장 말대로 ‘브랜드와 캐릭터가 확실한 영화’를 디즈니가 고스란히 가지고 가게 되는 겁니다.

그렇다고 디즈니가 무작정 기뻐하고 있을 때는 아닌 거 같군요. 손에 뭐 안 묻히고 코 푼 디즈니가 마블의 캐릭터를 가져오는 데 든 비용은 올해 마블의 예상수익보다 무려 37배나 되는 거액에 이릅니다. 최근 몇년 동안 디즈니가 창출한 자체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는 걸 보면 앞으로 디즈니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들여 남의 아이템을 사올 건지 걱정인 게죠. 게다가 5천여종이 넘는 캐릭터를 보유한 마블이 그간 다른 곳과는 계약을 맺지 않았을까요? 그러니 아이거 회장이 ‘생각대로’ 이익을 얻자면 인수 이후 엄청나게 머리를 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을 정리해보건대 건전한 십대들만 모인 디즈니 하우스에 바람 잘 날 없는 문제아 ‘맨’들을 거둬들인 겪입니다. 좀 골치 아프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