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윈치 그룹의 창업자 네리오 윈치(미키 마뇰로비치)가 암살당한다. 세계 5위를 점한 다국적 기업의 향방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그가 30년 전 보스니아의 고아원에서 입양한 양아들 라르고(토머 시슬리)가 마약 밀매 혐의를 뒤집어쓰고 브라질 아마존의 감옥에 수감된다. 중요한 건 윈치 그룹 내에서도 라르고의 존재를 아는 이가 거의 없다는 사실. 네리오의 오른팔이었던 프레디의 도움을 받아 그룹 본사가 위치한 홍콩에 도착한 라르고는 아버지를 죽인 자를 찾아 복수하는 한편, 윈치가의 진정한 후계자로 인정받기 위해 두뇌 게임의 중심에 선다.
홍보 문구에 따르면 액션스릴러에 해당하는 프랑스영화 <라르고 윈치>는 실은 기업드라마로 정의해야 할 영화다. 양자 라르고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갑부 네리오 윈치가 남긴 거대 기업을 성공적으로 계승하기까지의 여정이 중심축으로, 여기에 그룹 중역들의 계략, 기업간의 대립 등이 맞물려 돌아간다. 극에 긴박감을 더하는 빠른 리듬이 <테이큰> <13구역> 같은 프랑스 액션영화를 연상케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초반의 추격신을 제외하곤 액션이라 할 만한 부분은 거의 없다.
대신 액션에 대한 고집만 버린다면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미스터리에서 꽤 소소한 재미를 누릴 수 있다. 라르고와 침대로 뛰어든 다음 그에게 마약을 주사하고 사라진 정체불명의 미녀 레아(멜라니 티에리)의 의도는 무엇일까. 네리오가 입양한 두 소년 중 나머지 아이는 누구일까. 네리오 윈치의 살해는 누가 사주했을까. 윈치 그룹을 집어삼키려는 무기 밀매상 출신의 라이벌 CEO가 그 범인일까. 그렇다면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간혹 플래시백이 과도하게 사용됐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지만 비밀을 지속적으로 폭로해야 하는 영화의 구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유럽과 북미 일대에서 유명한 벨기에 태생의 작가 장 반 암므와 만화가 필립 프랑크의 그래픽 노블 시리즈가 원작으로, 영화가 이토록 얽히고설킨 이야기에 집중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글로벌한 로케이션에 걸맞게 영어와 불어, 크로아티아어까지 구사하는 토머 시슬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얼굴을 알린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 권위에 도전하길 좋아하는 겁없는 주인공의 매력에 기댄 바가 큰 영화다. 4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 영화로, 범죄스릴러 <안소니 짐머>를 선보인 제롬 살레 감독이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