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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인상을 남긴 이병헌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
장미 2009-08-05

synopsis 나노마이트는 몇분 만에 도시 하나를 초토화시킬 수 있는 가공할 무기. 특수부대 대위 듀크(채닝 테이텀)는 나노마이트 탄두를 운반하던 중 정체불명의 적들한테 공격당하지만 다국적 엘리트 군인 조직인 지.아이.조 대원들의 도움으로 살아남는다. 지.아이.조의 비밀 기지에 도착한 그는 검은 복면 차림의 무사 스네이크 아이즈(레이 파크), 명석한 붉은 머리 아가씨 스칼렛(레이철 니콜스) 등과 만나고, 오랜 동료 립코드(마론 웨이언스)와 함께 지.아이.조에 합류한다. 한편, 듀크의 옛 연인인 배로니스(시에나 밀러), 동양계 닌자 스톰 쉐도우(이병헌)를 비롯해 코브라 군단은 나노마이트 탄두를 훔쳐 파리 에펠탑을 공격하려 한다.

‘지.아이.조: 또 다른 <트랜스포머>의 서막’이랄까. 원작은 마블 코믹스의 코믹북이지만 이는 결국 미국 완구회사 하스브로가 선보인 ‘지.아이.조’ 액션 피겨 시리즈를 원작으로 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프로듀서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이도 <트랜스포머> 시리즈를 안착시킨 로렌조 디 보나벤투라다. 아시아인들에겐 낯설겠지만 1964년 12인치 라인으로 처음 탄생한 지.아이.조 액션 피겨는 1980년대 미국의 동심을 지배하다시피 한 하스브로의 대단한 흥행 아이템이었다. 그러니 <트랜스포머>의 박스오피스 점령을 목격한 누구나 다음 타깃으로 지.아이.조 시리즈를 지목하지 않았을까. 미국 아이들이 열에 들떠 상상하곤 했던 지.아이.조 대 코브라의 전투에, 하이테크 무기들, 영웅 심리와 배신 모티브만 더하면 또하나의 성공적인 프랜차이즈가 탄생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아쉽게도 스티븐 소머즈 감독이 지휘한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은 <미이라> <반 헬싱> 등 CG 과다 복용의 판타지 액션물이 대부분이었던 그의 연출작 중에서도 단연 CG가 많은 영화다. 미국, 일본, 프랑스, 북극부터 사막 아래 위치한 비밀 기지와 코브라 군단이 주둔하는 해저 도시까지 비현실적인 공간들을 너무 욕심내 훑다보니 일부 장면은 이상하리만큼 볼품없다. 에펠탑이 무너지기까지 액셀러레이트 슈트를 입은 듀크와 립코드가 수십대의 자동차 사이를 날아다니는 파리 도심의 추격신이 하이라이트지만 리듬 조절에 실패해서인지 파괴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프리퀄 격의 영화다 보니 듀크와 배로니스, 립코드와 스칼렛 등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소개하는 데 힘을 주는데, 유년 시절을 공유한 스톰 쉐도우와 스네이크 아이즈의 사연이 가장 극적이다. 스톰 쉐도우로 출연한 한국 배우 이병헌은 힘이 빠지는 악역들 사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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