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자: 쌍용차 사측 임직원 일동 영화명: <분노의 포도>
끝장교섭이 시작됐다. 이번엔 생사가 걸렸다.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70일째인 7월30일. 노사측은 어렵게 마주앉았다. 이번 교섭이 결렬될 경우엔 공권력이 투입된다(안 그래도 건물 위에 헬기를 띄워 노조원들에게 최루액을 살포하던 경찰은 모의진압훈련까지 마쳤다). 쌍용차가 지금의 파국에 이르게 된 데에는, 대주주 상하이차의 무책임한 경영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럼에도 경영 실패를 방기한 사측에선 노조에 희생을 강요하며 2646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강행했다. 벼랑 끝에 몰린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사측은 교묘한 노-노 갈등을 조장하고 노조측에 식수와 식량과 의료지원을 끊는 등(심지어 ‘불법행위’인 소방수 단수까지 감행하며) 과연 교섭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부담을 이기지 못한 노조 간부의 부인이 자살하기까지 했다.
부디 이번 교섭에서 상생의 최대공약수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존 포드의 <분노의 포도>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자. 대공황 시절 온갖 고난에 이어 유산의 비극마저 겪은 여인 로저샨은 아사 직전의 행인에게 퉁퉁 불은 젖을 물려준다. 쌍용차 사측 임직원 여러분, 대체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