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자: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 영화명: <용의주도 미스신>
침묵을 지킬 수 있는 데까지 지키다가 한마디 툭 던지는 ‘박근혜식 정치’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지난 7월22일 국회에서 미디어법과 금융지주회사법이 직권상정 처리됐을 때 말이다. 지난 19일 “나는 반대표를 던진다”라는 박 의원의 발언이 흘러나오면서 한나라당 친이명박 계열은 크게 당황했고, 미디어법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조중동은 입을 모아 박 의원을 맹공격했다. 그리고 22일 한나라당 미디어법 재수정안이 졸속으로 통과되는 과정에서 “합의처리가 됐으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정도면 국민도 공감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는 아리송한 말과 함께 찬성 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미디어법 처리는 강행됐다. 숫자 몇개 바꾼다고 국민이 이해해준다니, 대체 넘겨짚기도 이런 넘겨짚기가 없다.
이쯤 되면 박 의원은 미디어법이 한국사회에 불러올 파급력이 아니라, 그 미디어법을 통해 차기 대선 주자의 자리 굳히기를 선점하려는 데에만 신경을 쏟는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기회주의자’라는 비난을 피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이 남자 저 남자 간만 보던 어장 관리녀 이야기 <용의주도 미스 신>에서도, 여주인공은 잔대가리 굴리다가 결국 큰 위기에 봉착하더라. 박 의원도 조심하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