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도사> ‘김영희 PD 편’을 재미있게 보았다. 정지선 지키기 첫 번째 양심은 한 장애인이었다.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지만 그가 온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했던 “전… 늘… 지켜요” 이 다섯 마디가 새삼 기억이 났다. ‘늘 지키지 않는’ 이들이 소추와 징세의 책임자 자리에 오르려는 모습을 보니 “양심을 냉장고에 처박아뒀나” 하던 그 시절의 유행어도 떠올랐다.
검찰총수 되려는 이가 집이면 집, 차면 차, 기업인의 ‘스폰’을 받아놓고는 ‘친교’라 우기고, 국세청장 되려는 이가 부동산 거래가를 축소 신고해 세금 탈루를 해놓고는 ‘관행’이라 우긴다. 차라리 위장전입이나 군기피, 원정출산이라면 말을 덜하겠다. 그야말로 자신이 맡을 직무에 중대하게 배치되는 위법 행동이 아닌가. 일찍이 자식들에게 나중에 인사청문회 나갈 일이 생길지 모르니 교통신호 위반도 하지 말라던 어느 집(차마 우리집이라고는 말 못하겠음) 팔순 앞둔 아버지의 ‘노인성 질환적’ 잔소리가 아름답게 느껴질 정도다(그집 자식들 인사청문회 나가기는커녕 보지도 않는다고요).
속편은 본편보다 재미없다는 속설이 있지만, <용형호제2> 이후 본편 못지않게 시선을 끄는 속편을 발견했다. ‘재래시장편’에 이어 공개된 각하의 ‘모내기편’. 새참 시간에 “가만있어. 아줌마도 한잔해”라는 명대사를 남기셨다. 곧이어 ‘그 아줌마’는 “저리 앉”게 하고 농협중앙회장을 불러들이셨다. 그 자리에 낄 정도면 지역 부녀회장이나 조합의 터줏대감쯤 되는 ‘아줌마’일 텐데… 그나저나 대체 이분은, 왜, 어딜 가든, 반말이시…니?
청와대에 이어 국가정보원 사이트까지 들쑤신 트래픽 공격의 배후보다 아무 증거도 없이 그 배후를 북한이나 북한 추종 세력이라 단정적으로 추정한 국가정보원의 배후가 나는 솔직히 더 궁금하다. 앞서 새참 시간에 각하의 뜨거운 격려를 받았던 우리의 농협중앙회장님. 비정규직 대량 해고 문제를 지적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모든 건 전무이사가 알아서 한다”며 “(회장인 자신이) 전무이사에게 대책을 ‘건의’하겠다”고 하셨다. 본인은 “끗발”이 없으시단다. 음, 아무래도 이 정부의 정체는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님께 여쭤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