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사람의 말>은 2009년 6월9일 서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 대한문 앞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6·9 작가선언’의 기록이다. 이쪽이냐 저쪽이냐, 우리냐 그들이냐를 두고 고민하거나 싸우는 사람들 옆에서 쿨시크를 표방하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갑갑함이 다소나마 해소되는 기분이다. 시국선언에 동참한 작가, 평론가들의 선언문과 참가자 이름만 실린 건 아니다. 각자 자신의 뜻을 문장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참여자들의 이름을 살피고, 좋아하는 작가가 쓴 문장을 읽고, 그냥 처음부터 읽고, 후루룩 넘기다 눈길 가는 문장을 새기며 모르던 작가 이름을 새로 알게 되기도 하고, 마지막부터 거꾸로 읽고…. 마음만 먹으면 10분 만에 다 볼 수도 있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일주일도 부족한 책일 수도 있다. 내가 몇번이고 다시 읽었던 문장을 골라 소개한다. 손에 잡히는 종이에 당신의 문장을 끼적여보는 것도 좋겠다.
“촌스러워서 살 수가 없다.”(곽은영) “모든 것을 기억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이백살까지 살아남겠다.”(김사과) “오래전 노무현이라는 이름 위에 내 꿈을 얹어놓은 적이 있다.”(남상순) “이명박 정권은 문화와 민주를 파괴하는 광기의 야만을 국민 앞에 사죄하고 물러가라.”(박민규) “오늘 침묵하는 자는 영원히 침묵할 것이다.”(박형서) “그 누가 내 사랑을 파괴하면 그가 신이어도 나는 그를 파괴할 것이다 나는 민주주의의 애인이다.”(신형철) “저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후진 이야기. 어떤 작가도 생각하지 않는 플롯.”(윤성희) “하느님, 우리가 이 정권을 무너뜨리지 못하여, 총명하고 선량한 제 딸아이가 커서 감옥 갈 확률만 높아지고 있습니다.”(이만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