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셀 프루스트, 앙리 마티스, 지그문트 프로이트, 버나드 쇼. 열일곱에 치명적인 미약(媚藥)을 발견한 오스왈드와 그 일행에 사기를 당한 희생자들의 명단 중 일부(!)다. 철저하게 부도덕하고 이윤과 향락만을 추구하는 오스왈드는 이 미약을 이용해 스물이 되기도 전에 백만장자가 되는데, <나의 삼촌 오스왈드>는 오스왈드를 ‘평생 한량’으로 만든, 대담하고 섹시한 사기극의 전모를 폭로한다.
오스왈드가 수단에서 공수한 미약은, 80 먹은 노인도 9분 만에 섹스머신으로 변신시키는 비장의 무기다.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의 야스민이 미약이 들어간 초콜릿을 세기의 천재들에게 먹이면, 그들은 9분 뒤 야스민을 탐하게 된다. 콘돔을 씌워 행위를 마치고 정자를 가져오면 임무는 끝. 천재의 어머니가 되고픈 부유한 여인들은 앞다투어 냉동된 정자를 사간다.
소설은 이 발칙한 활극 중 ‘야스민의 정자 수집과정’을 정성스레 기술한다. 유명인들과 야스민이 벌이는 육탄전에 대한 생생한 묘사는 단연 이 소설의 매력. 특히 야스민이 “남자들이 저만 보면 강간하려고 해요”라고 호소할 때, 프로이트가 “아가씨는 강간 환상에 사로잡힌 처녀라오”라며 점잔을 빼는 대목은 9분 뒤 벌어질 상황과 대비를 이루며 폭소를 뽑아낸다. 로알드 달 특유의 글맛에 반전 또한 아름다운, 끝까지 만족스러운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