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가 아니라 지글거리는 소리와 냄새를 팔아라.” 영화마케팅에서 제1의 금언으로 앞의 문장을 내세우며 시작하는 이 책은, 제목처럼 ‘영화마케팅의 A to Z’를 논한다. 저자인 로버트 매리치는 <할리우드 리포터>의 편집장을 역임하고, 영화 및 TV업계의 엔터테인먼트 마케팅과 관련해 20년 이상 글을 써온 저널리스트. 영화와 관객 그 사이에서 마케팅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철저한 취재와 조사를 바탕으로 이 책을 완성했다.
영화마케팅에 대한 모든 것이라니, 조금은 솔깃했을 독자들에게 감히 경고하면 이 책을 심심풀이로 읽어내려가는 교양서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본격적인 영화마케팅 실무를 풀이해준 교본 같은 존재로 봐야 적당하다. 전문용어와 정의, 조사방법론, 용례 순으로 이어지는 구성이 수업시간에 줄그어 읽었던 교과서를 연상시킨다. 할리우드가 기준이 된 까닭에 한국영화 마케팅에까지 100% 적용하기 힘든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그래도 세계 영화시장을 이끄는 큰손들의 전략과 전술이니 밑져야 본전, 썩어도 준치다. “좋은 영화와 관객을 만나게 하고 싶어서 이 일을 시작했어요”라고 말하는 홍보담당자들에게 지적 자양분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