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1편에서 오토봇을 도우며 온갖 고비를 넘겼던 샘(샤이어 라버프)은 대학에 진학하면서 평범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옷 안에서 큐브 조각이 흘러나오는 바람에 트랜스포머의 역사와 모든 지식을 머리 안에 담게 된다. 이를 알아차린 디셉티콘들은 샘의 뇌에서 정보를 뽑아내 재기를 꾀한다. 게다가 디셉티콘의 리더 메가트론은 스승으로 모시는 폴른과 함께 지구에 와서 태양에너지를 완전히 빨아들이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지구의 운명이 다시 샘과 오토봇들의 어깨에 놓인 셈이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의 줄거리를 상세하게 전달하는 건 난감한 일이다. 트랜스포머의 역사와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경쟁관계 등이 1편보다도 더욱 상세하게 소개되기 때문에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관객이라면 자칫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고민할 필요는 없다. 굳이 외계 로봇의 역사를 이해할 필요도 없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관객이 외계 로봇의 연대기 따위에 신경을 쓸 틈도 없이 현란한 비주얼과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으로 2시간30분을 꽉 채워놓았으니까.
스토리상의 중요한 열쇠는 샘이 쥐고 있지만, 영화의 핵심은 여전히 로봇이다. 전편의 옵티머스 프라임, 범블비, 메가트론 등뿐 아니라 새로 추가된 제트파이어나 아크리까지 60여종의 로봇 캐릭터가 이집트에서 펼치는 대격투신은 이 영화의 야심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로봇들의 편이 분간되지 않았던 1편과 달리 이번에는 각각의 ‘소속’이 명확하게 구분된다. 선과 악의 대립이란 구도 또한 뚜렷해지는 셈이다.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더 크게, 더 세게, 더 많이’라는 속편의 법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영화다. 로봇들의 전투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과 프랑스, 이집트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이야기의 스케일도 크게 확장됐다. 물론 과하다 싶을 정도로 퍼부어진 물량이 다 좋을 수는 없다. 3D캐릭터의 금속성 느낌이 전편보다 눈을 훨씬 더 시리게 하고, 하염없이 이어지는 전투가 때론 지루함을 느끼게 한다. 소소한 개그를 해주는 정도의 용도로만 사용되는 인간 캐릭터들에 대한 연민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트랜스포머>의 2편은 최소한 부풀어진 규모만큼 허술함도 컸던 마이클 베이 자신의 <나쁜 녀석들2>보다는 나은 속편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