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뉴스 중에는 이런 게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시절, 판사 출신인 연수원 교수들이 수업하다가 “어이, 상고 출신 노무현이 대답해봐”, “나이 많은 노무현은 어떻게 생각하나” 식의 짓궂은 질문을 많이 했다는 게 있었다. 우와, 설마 그렇게 더럽고 치사하게 굴까 싶었는데, 아직도 그런 모양이다. 판사, 검사, 변호사, 법조기자, 경찰, 마담 뚜까지 법조인이거나 법조계와 연이 닿은 스물세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재구성한 <불멸의 신성가족>(부제: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을 보면 아직까지도 법정에서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법정에서 변호사에게 반말을 하거나,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반드시 불이익을 준다고 하거나 “연수원 몇기냐?”는 말을 의뢰인이 듣는 앞에서 한다. 이 책 속 다양한 이야기는 법조계에 무지한 사람들에게 꽤 재미있는 읽을거리다. 가장 놀라운 대목은 뭐니뭐니해도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 수임료를 많이 냈지만 사무장이나 브로커의 얼굴밖에 볼 수 없었던 까닭. 마치 마케팅비가 제품 가격의 2, 3할을 차지하는 수입화장품처럼. 책을 다 읽고 나서 법조계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지만 불안이나 걱정이 덜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