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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옛날 옛적 남남상열지사
이다혜 2009-06-04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 우춘춘 지음 | 학고재 펴냄

명대 중기, 말기에서 청대에 이르기까지, 남성에 대한 사회적 심미 기준이 달라졌다. 중국 명·청시대 성애풍조를 다루는 연구자인 우춘춘은 그 이유를 남색 풍조에서 찾았다. 통속소설의 남자주인공이 “문약하고 선세하고 수려한 여성적인 백면서생” 유형이어야 인기를 얻었다. 많은 소설들이 한 남자의 미모에 대하여 “아름다운 아녀자와 흡사하다”, “여자보다도 더 아름답다”는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다는 말이다. 강한 남성적인 인물보다 수동적이고 겁이 많은 인물이 사랑받았다. 명·청 시기의 이러한 심미 관습은 사회에서 이상하게 꾸미는 버릇을 대대적으로 양산, 소설에서 남자가 여장을 하고 여자가 남장을 하는 줄거리가 범람했다고 한다.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는 중국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400여년에 걸쳐 남성 문인사회에 불어닥쳤던 남색 풍조를 다룬다. 그 원인은 여성의 금욕을 요구하는 사실상의 성차별 관념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아름다운 남성에 대한 선호가 이성애 여성 사이에서 도드라지는 요즘의 상황과 비교하면 특히 재미있다. 혹시나 싶어 첨언하자면, 쇼킹하고 도발적이고 섹시한 ‘장면’을 기대하지는 말 것. 단정하기 짝이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