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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세라핀 루이의 삶 <세라핀>
문석 2009-06-03

synopsis 1914년대 독일 출신의 저명한 미술평론가이자 미술상인 빌헬름 우데(울리히 투쿠르)가 파리 인근의 교외지역 상리스에 휴식차 정착한다. 그는 이곳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먹고사는 세라핀 루이(욜랑드 모로)를 알게 된다. 중년 여성 세라핀은 잘나지 않은 외모와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성격 탓에 마을 사람들에게 무시당하며 살고 있다. 그녀의 유일한 낙은 그림을 그리는 것. 세라핀은 자신이 천사의 계시를 받아 그림을 그린다고 주장한다. 우연히 그녀의 그림을 본 우데는 세라핀의 그림에 감동받아 후원자가 되기로 한다.

<세라핀>은 프랑스 화가 세라핀 루이의 실제 삶에 기반한 영화다. 어릴 적부터 수녀원에서 자라면서 미술교육은커녕 거의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한 세라핀은 어두운 내면을 그림에 녹여낸 화가였다. 그녀가 표현한 꽃, 나무, 들판 등 자연은 무언가에 홀린 듯 강렬했고 그 안에는 기괴하면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아름다움이 엿보였다. 하지만 그녀의 재능은 빌헬름 우데가 발굴할 때까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빌헬름 우데는 피카소와 브라크의 작품을 초기부터 수집했고 앙리 루소를 발굴해낸 인물이다. <세라핀>은 세라핀과 빌헬름의 만남에서 시작해 제1차 세계대전으로 두 사람이 헤어지고, 마침내 세라핀이 세간의 인정도 받지 못한 채 사라지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묘사한다. 이 영화는 세라핀의 천재성이 광기와도 비슷한 그녀의 내면과 큰 연관이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예술을 추구하는 최하층 계급민에 대한 세상의 질시와 냉대가 그녀의 내면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 또한 드러낸다. 영화 후반부, 세라핀이 어울리지도 않게 허영기를 부리는 모습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세라핀>의 백미는 단연 세라핀을 연기한 욜랑드 모로다. <미스트리스> <사랑해, 파리> <아멜리에> 등에 등장했던 모로는 개성 강한 인상과 독특한 몸짓으로 이 비운의 예술가를 되살려냈다. 모로는 스스로 신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착각하는 세라핀의 가련한 영혼을 과장하지 않지만 튼실하게 육화한다. 특히 손가락과 붓으로 세라핀 루이의 그림을 실제로 그려내면서 리얼리티를 더욱 부각했다. 모로가 올해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결코 행운이 아니다. <세라핀>은 여우주연상뿐 아니라 최우수작품상, 각본상 등 7개의 세자르 트로피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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