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한장 펼쳐놓고 상상력을 동원해 상상의 여행을 떠나는 이 책의 부제는 이렇다. ‘게으름뱅이도 즐기는 종이 한장의 여행법.’ 이 책의 저자인 박사와 이명석은 그런 상상의 밑거름이 될 만한 사실들을 이야기해주고 지도를 보여준다. 오리엔트 특급의 흥망을 설명(1883년 10월4일 최고급 설비를 갖춘 오리렌트 특급이 운행을 시작, 1920년대와 30년대에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비행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1977년 5월20일 마지막 운행을 했다)하고, 일본 에도시대 하이쿠 작가 마쓰오 바쇼의 하이쿠 소절에 등장하는 실제 장소를 상상한다. 스페인의 투우에 대한 글을 쓰고 스페인 내전에 참전했던 헤밍웨이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지도를 들고 주마간산식으로 상상의 여행하기.
이 책의 가장 큰 효용이라면 지도를 펴고 당신이 궁금해하는 이야기의 현장을 찾아보는 일이 생각보다 즐거울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것이다. 좋아하는 커피 원두가 나는 곳을 지도에서 찾아보고 관련 자료를 책과 인터넷에서 알아보고, 좋아하는 영화나 책의 무대를 상상해보도록. 이 책의 부제와 달리 이런 여행을 하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돈과 시간이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