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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티켓] 죽음을 기억해달라고 제발
김용언 2009-05-25

영화명: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메멘토 모리> 관람자: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 이명박 대통령

지난 5월3일 화물연대 광주지부 제1지회장 박종태씨가 자살했다. 그는 대한통운으로부터 해고된 78명 조합원 복직, 노동기본권 보장, 화물연대 인정, 건당 운송료 30원 인상 등을 주장하다 결국 목숨을 끊었다. 대한통운쪽에선 애초 건당 운송료를 920원에서 950원으로 인상키로 약속한 다음 ‘경제가 어려워서’라며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알고 보니 대한통운의 09년도 1/4분기 영업이익은 265억원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 16일 민주노총은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파업을 결의하는 대회를 열었고, 정부쪽에선 이를 ‘죽창 시위’라고 단정지으며 차후 도심 대규모 집회를 원칙적으로 불허하는 초강수를 두기로 결정했다. 이쯤 되면 시곗바늘이 20년 전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치하로 돌아갔다고 해도 되겠다.

대한통운 홈페이지에는 큼지막하게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곳-대한통운’이라는 홍보 문구가 떠 있다. 무슨 배짱으로?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해 5월22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민 마음을 헤아리는 데 소홀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기억은 하고 있는지? 제발,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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