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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옐친] 헌신과 몰입은 나의 사명
이화정 2009-05-14

<스타트렉: 더 비기닝> 배우 안톤 옐친

‘빅토르, 빅토르!’ 아무리 외쳐도 엔터프라이즈호를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인다. 어린 항해사 파벨 체코프의 강한 러시아 악센트로는 음성인식 자체가 어려운 상황. J. J. 에이브럼스는 러시아 태생의 배우 안톤 옐친을 파벨 역에 캐스팅, 단순한 한 장면에 한껏 재미를 불어넣는다. 음성인식엔 곤욕을 치렀을지 모르지만, 1989년생인 배우 안톤 옐친은 영화 한편으로 단숨에 관객에게 자신을 인식시켰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듯, 그는 곧 뒤를 이은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에서는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의 아버지 카일 리스의 젊은 날을 연기하며 남성적인 면모를 과시한다.

단언컨대 변화하는 할리우드의 지표를 읽으려면 이제 안톤 옐친의 이름을 기억해야 한다. 제이미 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루키 옐친은 이미 다수의 팬을 확보하고 있다. 가까이는 학원코미디 <찰리 바틀렛>의 사고뭉치 ‘찰리’의 모습을 떠올리겠지만, 그가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낸 건 앤서니 홉킨스와 호흡을 맞춘 <하트 인 아틀란티스>의 ‘바비 필드’부터다. 대배우 홉킨스에 지지 않는 연기대결을 펼친 그는 ‘2001 영 아티스트 어워즈’에서 수상하며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낸다.

10살 때 TV시리즈 <ER>로 처음 연기를 시작한 그는 원래 러시아의 유명 피겨 선수인 부모의 뜻에 따라 피겨 선수가 되는 것이 수순이었다. 그러나 스스로 ‘연기’에 뜻을 밝혔고 그길로 연기학교에 등록,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헌신과 몰입이야말로 배우들이 할 일이다’라는 쉽지 않은 배우의 정의를 실천 중인 안톤 옐친.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건 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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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EVERE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