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의 극영화 수상작과 배우들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반기(?)를 들었다. <오스카 애니메이션>은 부제 그대로 ‘오스카 수상 애니메이션 속에 숨겨진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제작 기법’에 관한 책이다. 지난 오스카 수상작 가운데 노먼 매클라렌의 <이웃>(1952), 프레데릭 벡의 <나무를 심은 사람>(1987), 타이런 몽고메리의 <퀘스트>(1996) 등 가장 멋진 단편애니메이션 13편을 선정해 제작 기법 분석은 물론, 감독 및 스탭들과의 인터뷰도 꼼꼼하게 실었다. 작품마다 시놉시스와 숏 바이 숏, 창작자에 대한 설명, 그리고 사운드트랙에 이르기까지 치밀한 분석과 더불어 제작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정말 구체적이다.
연속적으로 펼쳐놓은 스틸 컷에는 프레임 번호가 달려 있는데 이에 대해 옮긴이는 “이러한 표시는 애니메이션 창작자와 연구자 모두에게 중요하다. 프레임 번호는 그저 이미지의 순서를 표시하는 게 아니라, 그것들의 지속시간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며 “우리의 눈을 잠재적인 영사기로 만들어 움직임의 속도와 템포를 재생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말하자면 창작의 비밀을 남김없이 캐내는 기쁨을 준다고나 할까. 이 한권으로 애니메이션 대가의 지혜를 함께 나누는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영국왕립미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 이론을 공부하고 <씨네21> 런던특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나호원씨가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