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전편 <13구역>에 이어 파리 13구역은 여전히 정부의 철저한 격리 때문에 범죄자들과 타락한 경찰의 공간으로 남아 있다. 어느 날 13구역에서 경찰이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과 13구역간의 대립은 내전 가능성까지 점쳐질 정도로 험악해진다. 정의로운 특수부대 경찰 데미안(시릴 라파엘리)과 13구역에서 희망을 찾고 싶어하는 레이토(데이비드 벨)는 이것이 재계와 군사령관쪽의 유착관계에서 비롯된 음모임을 눈치챈다. 하지만 데미안과 레이토, 13구역 전체를 제거하려는 알 수 없는 정부 세력이 숨가쁘게 다가온다.
2006년의 1편 <13구역>에 이어 그들의 육체는 여전했다. 대체 30m 높이의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리는데, 마치 주인공은 주인공이니까 살아남고 악당은 악당이니까 작은 실수에도 죽어나가던 옛날 액션영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주연배우 데이비드 벨과 시릴 라파엘리는 상처 하나 입지 않는다. 그건 와이어 때문이 아니다. 콘크리트 벽을 맨손으로 기어오르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믿을 수 없는 속력으로 건너뛰는 건 스파이더맨이나 제이슨한테만 가능한 게 아니었다. 이건 CG도 없고 스턴트맨도 없이, 배우들이 직접 맨몸으로 연기해낸 ‘실제 상황’이다.
<트랜스포터> 시리즈와 <13구역> <테이큰> 등을 연이어 히트시킨 제작자 뤽 베송의 철저한 엔터테인먼트 감각은, 이번에도 얼굴 마담 스타가 아니라 철저하게 영화의 용도에 맞는 전문배우를 기용하여 절정의 액션 쾌감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파쿠르’(Le Parkour, 국내에서는 파쿠르의 원조격 모임 이름인 ‘야마카시’로 잘못 알려졌다)의 창안자 데이비드 벨과 ‘제2의 제이슨 스타뎀’으로 알려진 스턴트맨 시릴 라파엘리가 펼치는 맨몸의 리얼 액션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강철같이 단단하며 쓰레기투성이인 도시 곳곳은, 적어도 이들에게는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테마 파크에 다름없다. 시릴 라파엘리가 1 대 100의 싸움을 벌이는 클럽신처럼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도 파워풀한 자극을 잃지 않고, 데이비드 벨이 경찰의 추격을 피해 복작거리는 13구역 이곳저곳을 질주하는 장면 역시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문제는 <13구역: 얼티메이텀> 후반부에 이르러 힘이 상당히 딸린다는 것. 전반부에서 숨돌릴 새 없이 연이어 터져나오던 맨몸 액션이 끝까지 되풀이되길 기대한 건 무리였을까. 정부 음모를 파헤치는 막바지 무렵에 대통령과 장군까지 면담하는 13구역 멤버들이 갑자기 얌전하고 과묵한 영웅이 되는 건 전반부 흥분의 아드레날린에 들끓던 관객의 피를 식히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