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블랙 달리아> 관람자: ‘장자연 리스트’
꿈 많은 신인 여배우의 죽음 이후 이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들은 LA라는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감춰진 연예계와 정계의 추악한 뒷거래가 전부 여기 얽혀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사건의 실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자신의 순수함까지 철저하게 파괴됨을 절감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블랙 달리아>의 통렬함은 이같은 지옥도가 우리의 대낮과 아무렇지 않게 맞닿아 있음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롯된다.
‘장자연 리스트’에 오른 분들,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문대로라면 너무나 어마어마한 이름들이시다. 그렇게 되면 수사 방향이 ‘장자연 문건 유출’쪽으로 자꾸 맞춰지는 것에 의혹을 품을 수밖에 없게 된다. 혹시, 정말 ‘그분들’이기 때문에 수사 방향을 엉뚱한 곳으로 틀도록 외압을 가하시는 것인지? 영화 <블랙 달리아>는 말할 것도 없고 제임스 엘로이의 원작을 읽으면서 긴장 바짝 하시길. 당신들에게 ‘밥 한번 같이 먹는 자리에서 만난 것’뿐일지 몰라도, 누군가는 그로 인해 자살(이라기보다는 사회적 타살에 가까울지도)까지 결심했고, <블랙 달리아>에 등장하는 미친 개 같은 형사들이 끝까지 추적해서 그 진상을 밝혀낼 수도 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먼저 진상을 밝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무엇보다도 고인의 명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