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사람과 함께했던 과거를 잊고 야생의 생활에 완전히 익숙해진 곰 부그와 단짝 사슴 엘리엇. 바람이 순해지고 새순이 움트는 봄이 찾아오자 엘리엇은 꽃사슴 지젤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하지만 결혼식 아침, 실수로 엘리엇의 아름다운 뿔이 부러지는 불길한 사고가 생기고, 엘리엇은 “영원히 또 영원히” 지젤에게 헌신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서약을 주저한다. 그때 집을 뛰쳐나와 야생의 품에 안긴 개 위니가 주인이 뿌려놓은 과자의 유혹에 못 이겨 다시 애완동물의 세계로 들어간다. 엘리엇은 서약을 미룰 핑계로 위니를 구출해야 한다고 친구들을 설득한다.
새 학기와 함께 학교로 돌아간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개봉한다. 2006년작 애니메이션 <부그와 엘리엇>의 속편이다. 인간 세계와 동물 세계 사이의 고민담이 이번에도 이어지지만, 그 주체가 부그에서 애완견 위니로 바뀌었다. 이야기의 구조도 조금 복잡해졌다. 위니가 주인에게 복종해야 하지만 편안한 집으로 돌아갈지 숲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살지를 고민하는 동안, 엘리엇은 자유로운 총각의 삶과 행복한 부부의 삶을 놓고 고민한다. 아동용이라고 보기엔 다소 어려운 주제로 세계를 확장한 셈이다.
정작 아이들이 좋아할 영화적 재미는 동물들이 위니를 구하려는 과정에서 펼쳐진다. 2편에서 동물들의 적은 전편에서처럼 사람들이 아니라, 사람 손에서 자라는 애완동물들이다. 특히 귀여운 외모와 영리한 머리로 애완동물의 우두머리가 된 푸들 피피는 야생에 대한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어 야생에서 돌아온 위니를 지독하게 경계한다. ‘동물-사람’의 관계에서 사람을 바보로 만들던 기존의 공식을 비튼 부분이다. 또 위니를 찾기 위해 테마파크 ‘애완동물천국’에 도착한 동물들이 위기에 처한 위니와 엘리엇을 구하려 잠입하는 장면 역시 기발하다. 꽃사슴 지젤은 달마티안으로, 곰 부그는 양치기 개로, 사슴 엘리엇은 고슴도치를 머리장식 삼아 노부인으로 변장한다. 다람쥐는 머리에 리본을 달고 작은 강아지인 척하는데, 도베르만이 ‘깜찍이’라며 반하는 해프닝도 벌어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최대 약점은 기술적 뒷받침의 부족이다. 제작국가인 미국에서는 극장에서 개봉하는 대신 DVD 출시를 선택했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극장에서 선보인 3D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돈을 덜 들인 티가 난다. 동물 캐릭터의 묘사는 생생하고 움직임 역시 자연스럽지만, 원색의 사용이 잦고 정지영상에 가까운 배경은 실망스럽다. 그래도 “아빠도 엄마랑 결혼하기 싫었냐”는 질문만 잘 피해간다면, 76분이라는 적당한 상영시간에 100% 더빙까지 겸비한 애니메이션으로 주말 가족 나들이를 해결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