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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액션] 다르푸르가 아카데미보다 중요하다오
이화정 2009-03-03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 조지 클루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불참한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군요. 바로 다음날인 2월23일 그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만남이 내정돼 있었습니다. ‘진보적 정치가’라는 수식이 붙은 그가 자신이 지지한 대통령과의 만남을 가진 것은 다름 아닌 수단 다르푸르 사태에 대한 대화를 위해서였습니다. ‘아프리카판 킬링필드’로 불리는 다르푸르 분쟁은 2003년 2월 수단 다르푸르 지역에서 발생한 인종, 종족간의 분쟁으로 수십만명의 사상자와 난민이 발생한 대량학살 사태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 최근 몇년간 클루니는 배우 활동 외에 직접 그들의 참상을 알리는 수단 다르푸르 분쟁 활동가로 지내왔고 이미 6번이나 다르푸르를 직접 방문해 그들의 참상을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부대통령 조 바이든이 참석한 이번 면담에서 그는 다르푸르 구제를 위한 민간단체에서 준비한 25만명의 난민을 상징하는 25만개의 엽서를 모아서 가져가 전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백악관에 직접 다르푸르의 상황을 전달해줄 풀타임 전문 특사를 파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것이야 말로 미국이 ‘건국 이래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말이죠. 오바마 대통령은 클루니에게 다르푸르 문제가 오바마 정부의 핵심 현안 중 하나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전달했다고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그는 이미 2005년 다르푸르 문제 관련 집회를 통해서 가까워졌습니다. 의원 시절 오바마는 정치적 소신을 가지고 민간 활동을 해온 클루니에 대해 “클루니는 그냥 꽃미남 배우가 아닌 자기가 하는 말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며 “스타들이 개입되면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라고 한 건 어쨌든 딱 맞는 말이 됐습니다. 그간 분쟁지역의 특사들이 일이 터지고 나면 지명된 것과 달리, 클루니가 팔 걷어붙이고 나선 다르푸르 사태에 대해 미 정부가 담당 특사 지명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건 정책적으로 하나의 큰 걸음이 된 것이니 말입니다.

클루니의 배우로서 최근 행보는 곧 <ER>의 새 시즌 출연입니다. “아주 재밌을 거다”라는 그의 말대로 <ER>의 닥터 더그는 여전히 훌륭할 것이고, 그와 동시에 스타로서 그의 정치적인 견해 역시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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