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경영하는 히야마 다카시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아내를 죽인 3인조 강도들이 차례로 변을 당한다는 소식이다. 4년 전, 13살 소년 3명이 히야마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4개월된 딸이 보는 가운데 아내를 살해했다. 그들은 “14살 이하의 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소년법에 의해 보호기관으로 보내졌고, 곧 사회로 돌아왔다. 당시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던 히야마는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매스컴에서 말한 적이 있고, 그 때문에 경찰은 가장 먼저 그를 의심하게 된 것이다. 묻어두었던 고통이 되살아나 괴로워하던 히야마는, 과거의 사건과 새 사건 사이의 석연치 않은 구석을 감지하고 관련자들의 과거를 찾아 나선다.
현재는 개정된 소년법의 모순을 다루는 <천사의 나이프>는, 사회파 미스터리와 추리소설의 균형을 잘 맞춘 소설이다. 묵직한 주제와 다르게 부담없는 문장들이 페이지를 넘기는 손을 재촉한다. 소설은 독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새로운 단서들이 툭툭 던져진다. 마무리가 복잡하다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결말은 영화 <밀양>이 남겨준 질문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용서는, 제도도 신도 침범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 아닐까. 제5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