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의 핫이슈는 단연코 ‘버락 오바마’다. 그는 확실히 혁신적이다. 진보적인 성향의 예술가들도 하나같이 ‘러브 오바마!’를 외치는 지경이라 외려 거북할 정도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Working On A Dream≫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남성)노동자들로부터 ‘보스’라 불리는 이 ‘계급적인 록스타’의 신보는 오바마가 열게 될 새 시대에 대한 서정시, 지독한 서정시다. <My Lucky Day> <Surprise, Surprise> <Working On A Dream> <Life Itself> 같은 제목은 놀랍게도 기존의 반어나 풍자가 아닌, 문자 그대로의 의미다. 특히 지난해 오바마 선거유세에서 처음 공개된 <Working On A Dream>은 ‘언젠가 이뤄질 날을 위해 일하지’란 노랫말처럼 희망적이고 달콤하다. 이라크전을 반대하며 보수층이 싫어할 가사(스타벅스는 ‘건전한 고객’을 위해 앨범 판매를 거부했다)로 가득 채운 <Devils&Dust>와는 딴판이다.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여유롭다.
그런데 관습적인 멜로디 라인은 듣기에 따라 친숙함과 지루함을 오간다. 반어와 풍자가 사라진 노랫말도 좀 거시기하다. 이 노친네의 미덕이 ‘왼쪽의 까칠함’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면 더군다나. 현지의 평도 극과 극이다. <롤링스톤스>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100점 만점을 줬다. ‘E스트리트 밴드와 함께한 지난 10년간 최고의 앨범’이라거나 ‘긍정성으로 충만한 개인적인 감상’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피치포크>는 제목을 빗대 ‘음악 만드느라 고생했겠지만 사실 졸린다’라는 평을 냈고, 인디 매거진 <슬런트>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새빨간 거짓말’이란 직격타를 날렸다. 그래도 뭐, 새 희망을 노래한다는데 굳이 삐딱할 이유는 없다. 오랜 팬이라면 드라마틱한 8분짜리 <Outlaw Pete>가, 영화팬이라면 골든글러브 주제가상을 받은 <더 레슬러>의 주제곡(이자 미키 루크를 위해 공짜로 선사한) <The Wrestler>가 반가울 거다. 어쨌든 ‘보스의 귀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