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후기 마지막 문장을 읽다가 박장대소했다. “탐나는 책의 번역을 양보해주신 김상훈, 정소연, 최용준씨께 감사드립니다.” SF소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노인의 전쟁>을 번역한 이수현씨를 포함한 네 번역자의 이름이 찍힌 책만 골라 읽어도 된다고 해도 아무 무리가 없을 사람들인데, 그들이 탐냈던 책이라니. 게다가 이 책 한국어판 판권 경쟁이 치열했음을 아는 입장에서는 이 번역본 출간이 더없이 반갑다. 로버트 하인라인의 재림이라는 칭찬이 헛되지 않은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은 최고의 페이지 터너.
존 페리는 75살 생일에 아내 무덤에 작별을 고한다. 75살 이상만 뽑는 군대, 우주개척방위군에 입대하기 위해서다. 입대와 동시에 지구에서는 사망자 처리가 된다. 그들 중 아무도 지구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페리는 다양한 삶을 살았던 여섯 노인들을 만나 ‘늙은 방귀쟁이’라는 모임을 꾸리는데 이들은 상상치 못했던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그러던 어느 날 죽은 아내가 지원군으로 그를 찾아온다. 수백년 뒤, 행성을 개척하며 살아남은 인간들의 이야기인데 SF와 액션, 멜로가 발군의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유머 감각은 기본이고. <노인의 전쟁>은 ‘샘터 외국소설선’ 시리즈 첫 책으로, 레이 브래드버리와 제프리 포드 등의 소설이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