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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을 소재로 한 경쾌한 범죄영화 <작전>

synopsis 주식으로 한때 얼마 없는 전 재산을 모두 털린 적이 있던 강현수(박용하)는 와신상담하여 주식의 귀재로 다시 태어난다. 어느 날 일명 작전주로 통하는 주가 조작 행위의 기미를 알아차리고 끼어들어 한탕 크게 이익을 보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일이 주식깡패 황종구(박희순)의 작업이었음을 알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강현수는 황종구에게 실력을 인정받아 그의 패거리에 끼게 된다. 거기서 유서연(김민정), 조민형(김무열) 등을 만난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다 각자의 속임수와 꿍꿍이가 있다.

소재가 신선하다. 이 영화 전까지 누구도 주식으로 한편의 경쾌한 범죄영화를 만들겠다고 시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타짜>에서 중요한 것이 밑장을 어떻게 잘 빼는가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닌 것처럼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인물들이 얼마나 주식 차트를 잘 읽는가를 보여주는 게 아니다. <작전>은 영화이지 증권 방송이 아니다. 관객으로 하여금 인물과 상황을 믿게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첫 번째 관건이다. 때문에 일단 인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를 실감나게 설명한다. 인물들은 급격한 사건, 그러니까 주식의 폭락과 결정적인 매도의 순간 혹은 비상한 작전을 짤 때마다 우리에게 그 상황을 알려준다. 듣는 재미가 있다. 하지만 관객이 그걸 전부 집중해서 알아들을까. 관객은 그때 그들의 말을 이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표정과 행동을 이해한다. 말은 약간만 이해한다.

<작전>에서 주식은 그러므로 맥거핀이다(“저기 있는 것이 뭐요?” “아, 저건 맥거핀이오.” “맥거핀이 뭐요?” “그건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지방에서 사자를 잡을 때 쓰는 기구요.” “하지만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지방에는 사자가 없는걸요.” “그래요. 그렇다면 저건 맥거핀이 아니군요.”) <작전>에서 주식은 중요하다고 생각되지만 실은 별로 그렇지 않은 무엇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주식 및 주가 조작의 내용과 패턴을 밝히고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면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은 것에 이 영화는 항의할 이유가 없다(<작전>을 보고 청소년들이 주식을 조작할 수 있을까? 맥거핀을 보고? 그런 점에서 이 영화가 영등위로부터 받은 등급판정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인물들이 주가 조작을 하고 있다는 상황 자체이며, 무언가 긴박하게 그 상황이 돌아간다는 걸 감지하게 해주는 영화적 분위기다.

<작전>은 그 분위기 조성에서 크게 실패하지는 않았다. 적당하게 전형성에서 빠져나온 인물, 특히 박희순이 맡은 주식깡패 황종구가 소문대로 가장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상황도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하지만 때때로 그 급박함이나 속도감에 대한 강박으로 보는 사람을 내버려두고 영화 혼자 분위기에 취해 갈 때가 있는데, 그게 안 좋은 경우다. 기본적으로는 <오션스 일레븐>과 유사하게 재치있는 장르영화를 표방하고 있으며 가난하지만 천재적인 청년의 성공 스토리에 기반하고 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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