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볼륨을 높여라>(1990) 관람자: 미네르바
“가난한 사람은 가난하게, 부자들은 부유한 채/ 그렇게 흘러가는 법이지/ 모두가 알고 있어/ 보트가 새고 있다는 걸 모두 알아/ 선장이 거짓말한다는 것도 알아.”
매일 밤 10시, 레오나드 코헨의 <Everybody Knows>가 흘러나오면 DJ 해리의 해적방송이 시작되고, 애리조나주 작은 마을의 10대들은 심장을 조이는 듯한 흥분에 사로잡힌다. 학교와 부모와 사회와 불화하는 청춘들의 심정을 대변하던 해리의 해적 방송은 학교당국과 경찰의 분노를 사게 되고, 결국 해리는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체포된다. 그의 마지막 말. “Talk Hard!”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해리의 뒤를 따라 다른 아이들도 개인 방송을 시작한다. 애리조나주 전체에 “거기 누구 있나요? 나와 얘기해요”라는 목소리들이 울려퍼진다.
미네르바씨, “나는 일개 블로거일 뿐”이라고 억지로 겸손해질 것 없다. 정부조차 쉬쉬하며 감추던 경제 현황을 꿰뚫어보고 온라인에 글을 올린 건 오히려 칭찬받아야 마땅할 일 아닌가. 계속 말하라, 계속. 더불어 또 다른 ‘미네르바’들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길 고대한다. 요즘 하도 거짓말이 판을 치는 세상이니 진실을 알리는 목소리들이 많아져야 균형이 맞을까 말까 할 듯. 물론 요즘 한가한 나라 분들이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자유로운 감청과 도청을 장려하겠노라 나서서 좀 두렵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