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은 비교적 손쉬운 돈벌이다. 캐릭터, 스토리 등 전편의 성공에 절반은 기대서 간다. 하지만 ‘소포모어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속편이 전편보다 못할 때, 후속작이 데뷔작보다 못할 때 두루 사용된다. 그만큼 속편이 전편을 능가하기는 힘들고, 전편이 훌륭할수록 기대도 커진다는 말이다. 드림웍스의 3D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2>는 그런 점에서 ‘형보다 못한 아우’다.
<마다가스카2>의 가장 큰 문제는 산만한 이야기와 엉성한 결집력에 있다. 영화를 이끄는 기둥 줄거리는 왕좌를 지키고 초원의 가뭄을 해결하는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의 영웅담. 옛날 옛적 디즈니의 <라이온킹>과 유사한 설정이지만, 몸개그와 말장난이 쉴새없이 끼어들어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그런데 가뭄과 왕권 수호라는 큰 기둥 사이에 잔가지가 너무 많다.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 기린 멜먼(데이비드 시머),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안경원숭이 줄리앙(사샤 바론 코언), KGB 스타일의 펭귄들, 그리고 뉴욕에서 아프리카로 여행 온 괴짜 할머니까지. 1시간30분이 채 안되는 상영시간 동안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개별적인 줄거리와 장기를 선보이느라 숨가쁘다. 그러나 꼬리에 꼬리를 문 이야기는 한곳으로 모이는 데 실패한다. 뒤섞인 시간 구성과 미흡한 복선도 이해를 방해하는 핵심적인 원인이다. 게다가 펭귄들과 안경원숭이를 제외한 나머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상당히 진부한 편. 간혹 웃기는 장면들도 전편에서 이어진 캐릭터에 빚진 부분이 크다.
그럼에도 <마다가스카2>의 고공행진은 미국을 넘어 세계로 이어지는 중이다. 개봉 첫주 6350만달러로 미국 극장가를 가뭄에서 구하더니, 2008년 연말까지 해외수입으로 2억78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막강한 신작 5편이 데뷔한 크리스마스에도 세계순위 선두로 경주를 마쳤다. 평도 반반이다. <SF게이트>는 “어린이가 보기에 다소 잔인한 유머”라며 부모들의 주의를 요청했고, <USA투데이>는 “어린이를 위한 안전하고 유쾌한 영화”라고 요약했다. 어찌됐던 연말에 어울리는 가족영화임은 흥행으로 증명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