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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티켓] 왜 자꾸 되풀이하니?
김용언 2009-01-05

영화명: <사랑의 블랙홀>(1993) 관람자: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의 주요 찬성자들(김형오 국회의장,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 정병국 한나라당 미디어특위 위원장, 나경원 한나라당 문방위 간사)

믿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옆에 시간 도둑들이 우글거린다. SF소설 얘기가 아니다. 1975년 정권에 저항하던 130여명의 기자를 무더기로 자른 <동아일보> 해직 사태 이후 언론을 입맛 따라 조정하려는 윗분들의 역사가 오랫동안 반복되어왔다. 가까운 예로 2008년 정연주 전 사장을 둘러싼 KBS 사태와 구본홍 현 사장의 취임에 반대하던 기자들에 대한 YTN의 보복성 징계가 있었다. 그리고 최근 미디어 관련법을 둘러싼 후폭풍을 생각해보라. 2008년 12월26일 전국 언론노조는 대기업과 거대 신문의 지상파 방송 진출 허용 등을 골자로 한 한나라당의 미디어 관련법 개정안 상정에 반발해 총파업에 들어갔다.

이것만큼은 확실하다. 총파업의 결과로 <무한도전> 재방송을 100번 보는 건 괜찮다. 하지만 시곗바늘을 30년 뒤로 돌려 기나긴 재방송을 시작하려는 수작만큼은 못 참겠다. <사랑의 블랙홀>의 이기적인 주인공은 자신에게만 똑같은 하루가 매일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좌절하다가, 착한 어린이로 거듭나면서 반복의 블랙홀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는 마음도 고와지고 사랑도 얻는 해피엔딩을 맞은 것이다. 그런데 대체 저 윗분들은 왜 이러는 거야, 아마추어같이! 됐거든, 재미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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