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들이 대거 귀환했습니다. 기축년에 기성 감독과 중견 배우들의 활발한 활동이 예상된다, 뭐 이런 말이 아닙니다. 최근 마무리된 영화진흥위원회 인사 이야깁니다. 영진위가 단행한 2009년 팀장 인사 결과를 보니, 3기 위원회에서 ‘물’먹었던 노장들이 대거 눈에 띄는군요. 굳이 올드보이들의 면면을 들출 필요까진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4기 영진위가 일 잘하던 젊은 팀장들을 왜 끌어내렸을까 궁금합니다. 고액 연봉에 걸맞게 올드보이들이 책임을 갖고 사업을 꾸려가라는 뜻이었을까요. ‘3기 영진위는 낙제’라는 강 위원장의 소신에 따른 뒤늦은 추가 조치일까요. 호봉 대신 능력을 믿고 일을 맡기겠다던 3기 영진위의 인사 방식이 너무 ‘싸가지’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강 위원장의 그저 ‘입맛대로’ 기용일까요. 이번 인사가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아니라 ‘꼰대들의 역습’이 될까 무섭네요.
제작비를 떼먹었다고 제작사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 한 영화의 총괄 프로듀서 A씨를 고소 고발한 일이 있었습니다(684호 포커스 ‘<숙명>의 수억원은 어디로 갔나’). 제작방해·지연, 제작비 미정산 및 임금체불 혐의를 지게 된 A씨 또한 제작사인 MK두손코리아를 1월 중에 무고죄로 고소하기로 하는 등 강경 대응할 예정입니다. 의혹이야 기다리다 보면 법정에서 가려지겠지요. 그런데 법정에서 만나야 할 두 사람이 최근 우연히 식당에서 만나는 바람에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하네요. A씨는 MK두손코리아의 대표가 자신을 보자마자 “멱살을 잡고 흔드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이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 속 액션장면을 굳이 재연하실 것까지야.
상금은 땡전 한푼 없어도 기쁘기 그지없다? 한국독립영화협회가 매년 말 선정하는 ‘올해의 독립영화’, ‘올해의 독립영화인’은 동료들의 더없는 인정이기에 수상 감흥 또한 곱절이겠지요. 2008년의 주인공은 바로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와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가 차지했네요. 감독이 “전셋방 빼가면서 처절하게 만들었다”는 <똥파리>는 정병길 감독의 다큐멘터리 <우리는 액션배우다>와 박지연 감독의 애니메이션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을 제치고 영예를 안았습니다. 한편,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는 10년 동안 “독립영화 배급 활성화”라는 우물을 열심히 판 이유로 지명됐군요. 한독협은 1월8일 신년회에서 수상자들에게 상패를 전달할 예정입니다. 근데 이날 뒤풀이는 양익준, 곽용수 두 독립영화인이 낼까요, 아님 언제나 그렇듯이 십시일반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