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스퀘어 낮과 밤>은 타임스스퀘어의 밤과 낮을 명멸하는 다양한 광고판의 사진을 담은 비주얼 북이다. 아마추어가 블로그에 올리려고 무작위로 찍은 간판 모음집이 아니라는 것은 시각문화 아티스트이자 그래픽디자이너인 작가의 경력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자는 타임스스퀘어의 간판들을 재질과 제작방식, 형태 등 몇 가지 카테고리로 체계적으로 분류해서 설명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삼성, 스타벅스, 나스닥, MTV, 에비앙 등 수많은 세계적 기업들의 광고판과 각 기업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읽는 순간 이게 디자인 서적인 동시에 세계화 시대의 비즈니스 지형도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책의 서두에 있는 마틴 스코시즈의 말. “모든 견고한 것은 뉴욕에서 녹아버린다.” 옳은 말이다. 뉴욕의 ‘타임스스퀘어’는 모든 것이 한데 녹아 있는 지구의 중심이다. 제국주의자의 거드름이 아니다. 정말로 세계의 모든 것은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시작되며, 거기서 시작되지 않은 것이라도 결국 타임스스퀘어로 모여든다. 100년 뒤의 후손들이 2000년대 초 세계를 움직이던 돈과 디자인과 삶의 방식을 알고 싶다면 <타임스퀘어 낮과 밤>를 집어들면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