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 아웃 커피컵을 든 19세기의 사립탐정과 그의 조수. 그동안 영국에서 촬영되는 <셜록 홈스> 현장을 방문했던 파파라치들이 연예주간지에 팔아치웠던 사진들이다. 그 사진들 속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홈스)와 주드 로(왓슨)는, 그럴싸한 2세기 전 복장에 알록달록한 운동화를 신고 있다든지, 카페라테를 마시고 있다든지 어딘지 모르게 영화와 관계없는 모습들이었다. 그래서 파파라치 사진이 전할 수 없는 부족한 2%를 지난주 워너브러더스에서 공개했다. <셜록 홈스>의 촬영이 시작되고 공개된 첫 번째 공식 스틸 2장이다.

셔츠에 타이, 조끼에 재킷, 코트에 신사모. 제대로 갖춰 입은 두 남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이것이 당신이 알고 있는 셜록 홈스!”라는 스튜디오의 예상이고, 셔츠를 벗은 채로 피흘리는 셜록 홈스 사진은 “이것이 우리가 준비하는 셜록 홈스!”라는 가이 리치의 배짱이다. 가이 리치가 재구성한 셜록 홈스는 이렇다. 놀라우리만큼 두뇌 회전 속도가 빠르며, 정면 대결을 선호하는 마구잡이식.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신경질적이며 약물중독인 천재와는 거리가 있다. 리치가 연출한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스내치> 속 주먹다짐하던 사내들도 떠오른다. 코넌 도일 경이 남기신 고전 속 셜록 홈스는 아버지들 기억 속에 잠시 접어둘 때. 이제는 19세기의 아이언맨이 나타날 차례다. 그러고 보면 세기에 관계 없이 아이언맨이라면 영화 속에서 셔츠를 벗어주는 건 필수항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