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타지 소설의 대명사라고 할 이영도 작가의 첫 작품 <드래곤 라자>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양장본으로 선보인다. 그와 함께 이영도 작가가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그림자 자국>이 함께 출간되었는데, <드래곤 라자>와 <그림자 자국> 합본 박스 세트가 10여만원의 고가에도 예약접수 2분 만에 1천 세트 매진, 추가 판매된 1천 세트도 매진 행진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그림자 자국>은 <드래곤 라자>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하지만 <드래곤 라자>에서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인간과 드래곤을 잇는 역할을 하던 드래곤 라자와 마법이 잊혀진 상태다. 엘프 이루릴은 거대한 전쟁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바이서스의 한 예언자를 찾는데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 극중 등장하는 그림자 지우개는 제목과 공명하는 흥미로운 무기인데, 상대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능력을 갖고 있다. 존재가 사라지면서 미래가 바뀌고, 그 미래의 변화는 또 다른 변화를 부른다. 그래서 전작보다 SF적인 면이 돋보인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드래곤 라자>와 <퓨처 워커> 팬이라면 절대 놓치지 말 것. 해외 판타지만 읽어온(혹은 한국 판타지 소설에 대한 편견이 있는) 독자에게도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