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의 ‘톱필자’(전전편 참조)로서 나도 이런 시국에 송승헌처럼 자발적 원고료 삭감에라도 나서고 싶으나, 6인분은 먹어치우는 딸내미가 있는 관계로 그러지 못하는 심정, 부디 고변태 아니 고경태 편집장만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지난호 편집장의 글을 보니 잡지가격과 관련해 약간 앓는 소리를 하시던데 나처럼 소심한 필자들에겐 원고료와 관련한 무언의 압력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헤아리셨으면. 독자 여러분, 저한테는 언제나처럼 무플 상관없지만(석달 열흘 만에 이멜 한줄 오면 밤새 열두장 답장 씁니다요), 편집장 글에는 리플 좀 달아주세요. 움하하하…짤
나는 즉물적 인간이라 내 주변의 누군가가 불행하지만 않으면 된다는 주의자인데(그러면 나도 불편하고 신경 쓰이니까), 사생결단으로 철지난 이념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계시는 분들은 딱하다 못해 철분제라도 사드리고 싶다.
금성출판사 사장님을 협박해 필자들 제치고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를 뜯어고치게 하더니 교과서 재선정 시기를 일방적으로 박았다가 늦췄다가 하면서 제일 많이 나가는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다른 교과서로 바꾸게 하느라 용을 쓰고 있다. 터무니없는 역사왜곡과 허공에 댄 이념전쟁을 하려니 편법과 탈법이 판친다. 검정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바꾸고 싶은 마음 굴뚝같겠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명분도 없는 탓이다. 그리하여 정부가 앞장서서 교장들 불러모아 다단계 교육을 시키고 별의별 인사들 내세워 안 그래도 바쁜(!) 고3 모아놓고 특강하고(내용이라고는 박통 시절 사람들 고춧물 먹이곤 했지만 그래도 능률적이었다, 38선이 안 그어졌다면 너희들은 북한 어린이들처럼 돼 있을 것이다 등등) 그래도 맘이 안 놓여 저작권까지 침해하며 교과서 문구를 사실상 직접 수정한 것이다. 실제 일선 고교에는 이런 압력이 먹힌다. 왜. 먹힐 때까지 하니깐.
이분들 정말 학교 다닐 때 교과서 중심으로 학습하신 모범생이셨나 보다. 그런데 어쩌지? 한국 근·현대사는 대입 수능 사탐(사회탐구) 영역에서도 선택 과목이거든요? 아차차, 이참에 아예 필수 과목으로 우탐(우익탐구) 영역 만들자고 난리칠지도 몰라. 헉. 얘들아, 미안. 참고로, 나,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 시대에 초딩이었고 북한괴뢰집단과 용맹하게 싸우신 장군님 치하에 중딩이었으며 보통 사람 믿어주던 고딩 시절까지 두루 ‘우편향 교과서’ 달달 외우며 보내고도 대학 가서 데모했다. 어쩔래.
자고로 어느 나라 역사를 봐도 분서갱유한 위정자, 뒤끝 더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