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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이 가장 강할까?
이다혜 2008-12-04

<신들의 전쟁> 닐 게이먼/황금가지 펴냄

판타지 작가 닐 게이먼은 그야말로 능란한 ‘구라’쟁이다. <스타더스트>로 판타지를 모르던 독자들에게까지 이름을 알린 그의 대표작 <신들의 전쟁>은 그런 그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작품으로 휴고상을 수상했다. 닐 게이먼이 ‘여행자를 위한 경고’라는 짤막한 권두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책에서는 놀랍게도 “단지 신들만이 진짜이다”!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의 나라 미국에 많은 신들이 이주해온다. 각국의 신들이 각국의 이민자를 따라, 즉 자신을 믿는 자들을 따라 미국으로 옮겨왔기 때문이다. 자연현상이나 추상적 개념어를 이름으로 가진 고대 신들과 달리 미디어, 월드, 타운 같은 이름을 가진 현대의 신들도 있다. 이야기의 시작은 섀도라는 수감자. 폭행 사건으로 3년간 감방에서 지낸 그는 가석방을 앞두고 좋은 소식(“오늘 당장 출소해도 좋다”)과 나쁜 소식(“당신 아내가 교통사고로 죽었다”)을 듣는다. 멍한 상태로 악천후를 뚫고 집으로 향하는 그의 옆자리에 앉는 남자는 섀도에게 새로운 일을 제안한다. 그 일은 바로 미 대륙을 놓고 벌이는 신들의 전쟁에의 개입. 황당할 정도로 규모가 큰 이야기가 닐 게이먼의 입담 덕에 지루하지 않게 풀려간다. 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인간이 신에 부여한 권능의 의미에 대한 닐 게이먼의 해석이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